[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FPS 장르로 국제시장에서 기분 좋은 경험이 있는 제페토(대표 김지인)가 새 실험에 나섰다. ‘탈 밀리터리’를 표방한 배틀 카니발이 그 주인공이다.
배틀 카니발은 FPS 장르로는 9여년 만에 출시된 제페토의 신작이다. 기본 게임모드를 비롯해 클록킹모드, 탈출 모드, 전략 아이템 모드 등의 세팅이 가능하고 최대 8대8로 대전을 벌일 수 있다. 아울러 근래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 후 하이라이트, 유저간 칭찬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배틀 카니발은 현재 러시아에서 서비스 중이다. 연 내에 태국에서도 론칭한다. 현재 게임넷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덕에 한국인 유저도 간간히 볼 수 있다. 설치에서부터 의사소통까지 언어난관이 있지만 말이다.
제페토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퍼블리셔가 결정 되는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스포츠에 초점 둔 탈 밀리터리
배틀 카니발은 개발 초기부터 e스포츠 대회를 염두에 뒀다. 이 때문인지 아직 공식 게임대회가 없음에도 e스포츠 관전 및 중계 등 옵저빙(Observing) 모드가 깔끔하게 구현돼있다.
물론 e스포츠화의 전제 조건은 ‘보는 재미’다. ‘하는 재미’로 성공한 숱한 FPS게임들이 시청자 편의 문제에서 걸려 넘어졌다. FPS 게임이 주로 1인칭 시점의 빠른 진행을 선호하는 탓에 옵저빙은 늘 난제로 꼽혔다. 아울러 트레이드 마크격인 몇몇 맵들의 경우 정형화 내지는 단조로움으로 슈퍼플레이를 연호하는 시청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
제페토가 전작 피드백을 통해 얻은 첫 번째 결론은 역시나 옵저빙 기술 개선이었다. 배틀 카니발은 맵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쿼터 뷰(Quarter view)를 도입해 전체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완전한 상태는 아니다. 제페토 관계자는 “FPS게임을 TV처럼 편하게 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실험으로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상한 캐릭터 스킬, 다양한 변수의 시작
배틀 카니발의 ‘보는 재미’는 캐릭터의 괴이한 스킬활용으로 부각된다. 파피는 상자 혹은 꽃병으로 변신해 적이 모두 지나친 후 뒤를 급습할 수 있다. 킬 조이는 은신스킬로 상대 스나이퍼 라인을 무너뜨리고, 신디는 커다란 곰인형 형태의 엄폐물로 상대의 사격을 피할 수 있다. 나타샤는 상대 위치를 레이더로 감지하는 스킬을 보유해, 스나이퍼 유저들이 주로 애용한다.
초과학적인 스킬과 대비되게 게임 분위기는 사실적이다. 이 게임이 ‘하이퍼 FPS(정식 명칭 Fast Paced Shooter)’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다. 하이퍼 FPS의 대표격이 된 오버워치에 빗댔을 때 이 게임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캐릭터가 벽을 타고 오른다든지 추진기를 이용해 공중을 활보하지 않는다. 캐릭터의 이동속도가 경공술을 쓰듯 날렵하지 않고 기(氣)에 의한 치유도 불가능하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전략 다각화를 위해 유별난 포인트를 준 게 배틀 카니발의 주된 특징이다. 실제로 배틀 카니발의 전투 양상은 고전적인 밀리터리 슈터(Military Shooter)에 가깝다. 다만 전술 다양화를 취지로 몇몇 초과학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제페토는 이를 ‘탈 밀리터리’라 명명했다. 이 게임은 ‘포인트 블랭크’의 초기 개발진이 합류해 하복엔진을 기반으로 정교함과 부드러움 구현에 주력했다고 한다.
관건은 게임 흥행과 스트리밍 활성화, 그리고 팬덤 및 선수 풀 형성이다. 아무리 대회에 최적화 되어있어도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없으면 관심도도 떨어진다.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자연히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노출되고, 이는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할 가늠자가 된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실력의 스트리머가 프로게이머로 데뷔할 수도 있다.
국내외엔 FPS게임 고정 팬층이 두텁게 형성돼있다. 제페토 관계자는 “배틀 카니발은 전술적으로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다. 고전 밀리터리 마니아뿐 아니라 젊은 층과 여성 유저에게도 어필이 될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다만 “유저 풀 확대와 대회 흥미 증진에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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