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류현진(30)이 노련한 피칭으로 전성기에 필적할 만한 투구를 펼쳤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티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4.17에서 3.83으로 낮췄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4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 전성기로 평가받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때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 상대 에이스 범가너와 명품 투수전을 벌였다.
이날 등판으로 류현진은 3가지 고민을 지웠다.
올 시즌 류현진을 괴롭힌 난제는 피장타였다. 올해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피장타율이 5할7리로 높았다. 통산 피장타율 3할9푼4리보다 눈에 띄게 높다. 홈런도 벌써 15개를 내줬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허용한 5개의 안타 모두 단타에 그쳤다.
이닝 소화에 대한 갈증도 풀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가 4차례에 불과했다. 최근 4경기 등판에서는 모두 5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이를 지적하며 류현진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점차 안정감을 찾던 류현진은 결국 이날 7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류현진이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3실점 이하) 피칭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1064일만이다.
또 이번 등판은 ‘류현진’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긴 부상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류현진은 이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피홈런 뿐만 아니라 제구도 불안했고 위기 상황에서 실점이 잦았다.
그러나 이날의 류현진은 특유의 정교한 제구를 이용해 능구렁이처럼 위기를 넘어섰다.
3회와 4회, 6회에 걸쳐 3차례나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매끄럽게 이닝을 마쳤다. 이닝 당 투구 수는 12.4구, 7회를 끝마친 총 투구 수는 85개에 불과했다.
7회 닥친 위기에는 볼 끝의 힘을 이용해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했다. 위기 상황에서 적시타를 내준 뒤 쓸쓸히 마운드를 넘기던 류현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부활도 반갑다.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섞어 7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향후 전망을 밝힌 류현진이다. 이제는 이날의 투구 내용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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