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토마스 크레취만 “영화 ‘택시운전사’, 누군가를 실망케 하지 않는 작품”

[쿠키인터뷰] 토마스 크레취만 “영화 ‘택시운전사’, 누군가를 실망케 하지 않는 작품”

토마스 크레취만 “택시운전사, 실망케 하지 않는 작품”

기사승인 2017-08-10 00:01:00

[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세상을 배워갈수록 많은 것을 모르고 살았단 사실을 깨닫는다”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에서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맡은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이처럼 표현했다. ‘택시운전사’를 촬영하며 어릴 적부터 가슴에 새겨온 이 가르침을 다시금 떠올렸다는 것. 토마스 크레취만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택시운전사’에 참여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30년 가까운 연기 경력을 가진 독일 출신 배우다. 영화 ‘피아니스트’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등 다양한 영화에 참여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토마스 크레취만이 ’택시운전사‘에서 연기한 위르겐 힌츠페터(피터)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해 세상에 알린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다. 우연히 광주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피터는 기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취재를 위해 광주로 향한다. 영화는 피터의 여정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를 그린다.

토마스 크레취만의 ‘택시운전사’ 촬영기는 피터의 여정과 닮은 점이 있다. 언어의 장벽으로 말이 통하지 않지만 ‘눈빛’으로 소통해 결국 서로의 진심을 마음에 담는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날 서울 파르나스에서 만난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를 마친 후 세계 어디에서든 촬영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의미다.

“장훈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통역조차 필요 없다고 말했는데, 촬영하면서 이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알았어요. 시나리오상 만섭(송강호)과 피터는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고 이해도 하지 못하죠.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큰 설명이나 준비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죠. 연기할 때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택시운전사’는 지난해 여름 주요한 장면을 촬영했다. 배우들은 촬영장에서 무더위 혹은 장대비와 싸워야 했다. 도로 위 촬영이 많은 데다가 날씨의 변덕이 심해 이동도 잦았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늘 자신을 배려해준 장훈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언어적 장벽이 있으니 일이 진행될 때 이해하고 소화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어요. 과정을 파악하는 데 감정적인 소모가 있었죠. 제가 불편했으면 다른 제작진이나 배우들은 훨씬 불편했을 거예요. 그런데 모두들 저를 배려해줬어요. 모두 저부터 챙겨줘서 유치원생이 된 기분이 들기도 했죠. 고맙고 또 미안했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장훈 감독과는 눈빛으로 소통했어요. 어느 영화나 기술팀과 긴밀한 대화가 오가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을 제가 직접 소통하지 못해 아쉽기도 해요.”

자신의 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부끄럽다고 말을 돌린 토마스 크레취만은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를 “훌륭한 리듬감이 있는 환상적인 배우”라고 극찬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지만 연기의 리듬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는 것. 더불어 자신은 위르겐 힌츠페터의 자료를 힌트 삼아 그의 체취를 맡고 느끼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저는 이 영화가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작품인지 충분히 공감해요.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것이란 것도 알고 있어요. 이 작품을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어 행운이죠.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누군가를 실망하게 하지 않고 정당하게 잘 만들어 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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