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 돌파’ 박기영…“잘된 시스템 만드는 게 처절한 반성”

‘강행 돌파’ 박기영…“잘된 시스템 만드는 게 처절한 반성”

“전적으로 책임 통감한다” 사과…이어지는 질타에 얼굴 가리고 고개 숙여

기사승인 2017-08-10 16:42:24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황우석 논문조작 사태’에 연루돼 자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차관급)이 ‘강행 돌파’를 택했다.
 
박 본부장은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계 원로, 기관장과의 정책간담회에 자리에서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재직한지 10여년 만에 과학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 대응이라는 막중한임무를 띠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서 여러분들을 뵙게 돼 무엇보다도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운을 뗐다.
 
현장 연구자 지원체계와 이를 지원하는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 본부장은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는 나라로 만들어 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왔다”며 “이 꿈과 이상을 제대로 한번 실현해보고 싶은 생각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자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우석 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기에 아무 말하지 않고 매맞는 것으로 사과를 대신했다.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으나 기회를 만들지 못해 지난 11년 간 마음의 짐으로 안고 있었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어 “황우석 박사 사건은 모든 국민에게 실망과 충격을 안겨줬고 과학기술인들에게도 큰 좌절을 느끼게 한 사건이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과학기술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죄의 뜻을 내비쳤다.
 
또 황우석 박사의 사이언스지 논문에 공동저자로 들어간 것에 대해 “제가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황우석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과학기술혁신본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국가혁신시스템을 재구축해 우리나라가 당면한 경제‧사회적 현안을 극복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게 되다”며 “혁신정책의 컨트롤타워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했다.


 
취재진 질의 시간에도 황우석 사건과 관련된 질타가 이어졌다.
 
황우석 논문에 공저자로 들어가게 된 과정을 묻는 질문에 박 본부장은 “신중하게 대답하지 않았다”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거듭 사과했다.
 
일부 취재진은 당시 연구비 문제가 불거졌던 부분에 빗대 “20조원의 R&D 예산을 관장하게 되는데 앞으로 과오가 발견된 사람도 반성하면 넘어갈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고 박 본부장은 “문제가 있으면 배제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박 본부장은 “황우석 박사와 관련해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는 잘된 체계와 컨트롤 타워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처절한 반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 마무리 단계에서 일부 취재진이 “좀 더 큰 자리에서 공식 사과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지만 박 본부장은 답하지 않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한참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퇴장했다.
 
한편 간담회장을 나서는 길에는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등 박 본부장 임명 반대 집회자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취재진과 뒤엉키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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