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현 ‘흔들’ NC 불펜, 우려가 현실이 되다

원종현 ‘흔들’ NC 불펜, 우려가 현실이 되다

기사승인 2017-08-24 15:49:17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과부화로 우려를 낳았던 NC 불펜이 후반기 들어 무너지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대9로 대패했다. 65승1무50패를 기록한 NC는 2위 두산과 2.5게임차로 멀어졌다.

하락세가 장기화 되는 조짐이다. 후반기에 들어설 때만 해도 선두가 가시권에 있었으나 상승세를 탄 두산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최악의 경우 이제는 3위 마저 내줄 형편이다. 후반기 돌풍의 중심이 된 4위 롯데와 불과 4경기 차다. 선두보다 중위권과의 격차가 더 적다.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팀 타선이다. 후반기 팀 타율이 2할7푼8리로 리그 8위다. 후반기 득점권 타율은 2할3푼6리로 리그 10위 최하위다. 공격에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 마운드마저 무너졌다. NC는 전반기 주축 타자들의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선두 KIA를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특히 ‘단디4’라 불리는 NC 필승조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7회까지 리드하면 상대에 쉽사리 역전을 내주지 않았다. 현재도 7회까지 리드 시 53승2패로 압도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심상치 않다. 타선 침체로 리드를 잡는 상황이 드물지만 추격에 나서야 될 상황에서 불펜진이 무너지고 있다. 전반기 구원 평균자책점 3.98로 리그 1위였던 NC 불펜은 어느덧 후반기 평균자책점 4.21로 리그 4위로 처졌다. 여전히 준수한 편이지만 하향세가 분명하다.

대표적인 투수가 원종현이다. 원종현은 전반기 42경기에서 53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구원진 가운데 2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3위는 40경기 51.1이닝을 소화한 NC 김진성이었다.

원종현은 지난 2015년 1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대장암을 이겨내고 마운드로 복귀했다. 그러나 몸무게가 5㎏가량 줄어든 등 전성기에 필적할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자연스레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원종현에 잦은 등판을 지시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전반기 6승4패 13홀드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원종현이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 들어 무너지기 시작했다. 6월 1할7푼5리에 머무르던 피안타율이 3할4푼7리로 치솟았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도 6.35에 달했다. 구속이 저하됐고 제구도 흔들렸다.

결국 원종현은 지난 8월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열흘 간 휴식기에 들어갔다.

휴식에도 회복은 완전치 않았다. KIA와의 복귀전에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2실점했다. 18일 한화전 역시 2이닝을 소화하면서 2실점했다.

20일 넥센전에선 1이닝 삼자범퇴 투구로 활약했지만 23일 LG전에선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3피안타 3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침체된 타선으론 경기를 뒤집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김진성과 임창민이 건재하지만 시한폭탄이다. 전반기 숱하게 등판해 이닝을 소화한 만큼 언제 구위가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 외국인 선발 에릭 해커와 제프 맨쉽 마저 8월 승리가 없다. 이닝 소화력마저 떨어져 불펜 과부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전천후로 활약하는 이민호는 전반기 50이닝을 소화한 데 이어 후반기도 벌써 21.2이닝을 소화했다. 불펜진의 체력 소모에도 순위 다툼이 치열하다보니 마냥 패전조를 투입해 경기를 내어줄 수도 없다. NC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셈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원종현에 플레이오프 전까지 휴식을 부여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지금의 구위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원종현 본인이나 팀에 마이너스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보는 편이 낫다.

돌고 돌아 결국 관건은 타선의 부활이다. 타선이 불펜진의 짐을 덜어주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 단기전에서의 승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경우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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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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