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은행이 점포축소와 인원을 감축할 때 어김없이 내세우는 이유가 비대면거래 증가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비대면 거래는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비대면 거래 증가를 핑계로 소비자와 직원드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국내은행(수협제외)의 영업점포는 2015년 6월보다 180개 줄어든 7022개로 집계됐다. 3월말 기준 총 임직원수도 11만3262명으로 같은 기간 같은 기간 총임직원은 2792명 줄었다.
대다수 은행은 비대면 거래 증가로 점포축소와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 증가로 은행을 찾는 고객이 과거에 비해 많지 않다. 은행이 점포수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대면 거래는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6월 중 비대면거래(CD/ATM, 텔레뱅킹, 인터넷뱅킹 등) 거래 건수는 5억4099만7000건으로 전체 89.4%를 차지했다. 채널별로는 창구 6390만7000건, CD 2억2874만1000건, 텔레뱅킹 6339만건, 인터넷 2억4886만6000건다.
2015년 6월 이후 최근 2년간 이같은 추세는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2년새 비대면 거래와 창구거래 비율은 각각 88.7~89.9%, 10.1~11.3% 사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1%p내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
한국은행 관계자는 “조회는 온라인이 필요하지만 CD 및 창구 거래의 안정성 때문에 앞으로 CD를 포함해 은행을 찾는 고객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편리성으로 인해 비대면 거리가 조금씩 늘어가겠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등장과 같은 이슈에 따라 급격히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입장에서 1%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은행 점포를 줄이는 유의미한 수치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은행권 내부에서는 점포축소와 인원감축에 숨겨진 의도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증가는 조금씩 증가는 하겠지만 인터넷은행 등이 나와도 급격하게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점포축소와 인원감축은 인건비, 관리비용 등 고정비를 줄여 주주에게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려는 차원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비대면 거래를 핑계로 은행들이 소비자에게 불편을 안겨주고 한 가정의 가장을 은행 밖으로 내몰고 있다”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 구조를 찾으려 하지 않고 단기간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손쉽게 수익을 늘이는 방법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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