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관록 대 패기의 맞대결이었다. 롯데 송승준과 두산 함덕주가 저마다의 색깔로 눈이 즐거운 명품 투수전을 이끌어냈다. 팽팽한 무실점 호투에 잠실벌이 긴장감으로 달아올랐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등판한 송승준과 함덕주는 이날 나란히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경기는 롯데의 5대2 승리로 끝났지만 두 투수만큼은 끝내 승부를 겨루지 못했다.
송승준은 올 시즌 18경기 등판 8승4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중이다. 올해로 KBO리그 11년 차를 맞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최근엔 통산 100승을 기록하며 KBO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반면 함덕주는 당돌한 영건이다. 올해 처음 선발 보직을 맡은 그는 불펜 등판 포함 27경기에서 8승7패 3.79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했지만 7월부터 전혀 다른 투수로 탈바꿈했다. 8월엔 5경기에선 3승 2.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함덕주의 우세가 점쳐졌다. 함덕주는 올해 롯데를 상대로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0.96으로 상당히 강했다. 반면 송승준은 지난해 두산과의 맞대결이 없었고 올해 역시 불펜으로 1이닝만 소화했다.
실제로 함덕주는 뜨거운 타선의 롯데를 상대로 날 선 공을 뿌렸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3회 문규현에 2루타를 허용하기 전까지 볼넷 1개를 내주는 동안 삼진 3개를 곁들여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후에도 황진수와 전준우에게 볼넷과 안타를 내준 6회까지 타자들을 꽁꽁 틀어막았다. 이날 함덕주가 기록한 삼진은 총 7개였다. 피안타는 단 2개. 6회를 제외하곤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송승준은 경기 초반 고전했다. 2회까지 무려 52개의 공을 던지는 등 난조를 보였다. 1와 2회, 4회 두산 타자들을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다. 하지만 베테랑은 베테랑이었다. 특유의 관록을 발휘해 실점 없이 위기를 넘었다. 1회말 2사 1,2루 위기에서 에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회 1사 1,3루 위기는 허경민을 땅볼 처리한 뒤 민병헌을 볼넷, 류지혁을 루킹 삼진으로 제압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4회 위기 역시 거뜬히 넘겼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피칭이 안정궤도에 오르는 모습이었다.
이후 송승준은 5회를 단 6개의 공으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6회 역시 삼진을 곁들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끝내 6이닝을 소화해냈다. 롯데는 송승준의 호투를 바탕으로 7회 초 공격에서 강민호가 바뀐 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8회는 대거 4점을 내며 승부를 굳혔다. 반면 두산 타자들은 함덕주의 호투에 응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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