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윤민섭 기자] 오직 이긴 팀만이 롤드컵에 갈 수 있다.
삼성 갤럭시와 kt 롤스터는 오는 2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한국 대표팀 선발 3차전을 치른다.
지난 2016년 이후 딱 1년 만에 성사된 리턴 매치다.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아쉽게 롤드컵 티켓을 놓쳤던 kt는 ‘스멥’ 송경호, ‘마타’ 조세형 등을 영입하며 수퍼 팀으로 거듭났다. 삼성은 롤드컵 준우승을 차지하며 팀의 역사를 새로 썼다. 작년보다 더 승자가 예측되지 않는 시리즈가 됐다.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꼽았다.
▶ 최악의 상성…30분 전에 내준 게임이 절반
삼성은 유독 kt에 약했다. 지난 2016년 롤드컵 선발전 3차전 1세트 전까지는 19세트 연패를 기록했을 정도다. 강팀 반열에 올라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상대전적 1승4패를 기록했다. 스프링 스플릿 2라운드 경기 2대1 승리를 제외하곤 전부 졌다. 4세트를 따고 10세트를 내줬다. 가장 뼈아픈 경험은 스프링 플레이오프 경기였다.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0대3으로 패했다.
두 팀의 경기는 단 한 번도 접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삼성이 kt에 내준 10세트 중에서 20분대에 끝난 게임이 4번이었다. 30분32초에 패한 게임도 1세트 있었으니 사실상 패배 세트 절반이 30분 만에 끝난 셈이다.
이는 삼성이 kt의 초반 스노볼 굴리기에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정석적인 전략과 픽을 선호한다. 단단함과 우직함이 특징인 팀이다. 흡사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 거북이를 떠올리게끔 한다. 서머 스플릿을 13승5패의 준수한 성적으로 마쳤음에도 불구, 상대방보다 먼저 포탑을 철거한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반대로 kt는 라이너들의 뛰어난 개인역량을 바탕으로 초반 이득을 챙기고, 오브젝트를 싹쓸이해 격차를 벌려나가는 팀이다. 서머 시즌 상대방보다 먼저 포탑을 철거한 비율은 무려 75%에 달했다. 이들의 펀치 세례를 삼성이 감당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것이다.
▶ ‘다전제가 싫어요’ 상대적으로 경험 부족한 kt, 선발전 무패 위안 삼는 삼성
두 팀 모두 다전제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kt는 개개인의 다전제 경험이 풍부하나 한 팀으로 치른 경기가 적다. 총 4번의 경기를 치렀고 2승2패를 기록했다. 스프링 스플릿 준 플레이오프 MVP전과 플레이오프 삼성전을 내리 3대0으로 잡았다. 그러나 결승전에서는 SK텔레콤 T1에 0대3으로 패했다. 또 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에서도 SK텔레콤 T1에 2대3으로 패해 덜미를 잡혔다.
삼성은 지난 2016년 롤드컵 준우승 멤버 그대로의 로스터를 유지한 만큼 다전제 경험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지난 2016년에만 서머 플레이오프, 롤드컵 선발전 2·3차전, 롤드컵 8강전과 4강전, 결승전을 겪었다. 지난 12월 열린 경기 인텔 익스트림 마스터즈(IEM) 대회 결승에서는 콩두 몬스터를 3대1로 꺾고 우승했다. 올해도 스프링·서머 스플릿 플레이오프와 롤드컵 선발전 2차전을 치른 경험이 있다.
문제는 승률이다. 지난 2년간 3번의 플레이오프는 모두 0대3으로 셧아웃 당했다. 지난 30일 아프리카 프릭스전 3세트를 잡기 전까지 다전제 8세트 연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대신 롤드컵 선발전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는 게 위안거리다. 지난 2016년에 이어 선발전 무패다. kt와도 지난 2016년 선발 3차전에서 만난 바 있었고,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해 롤드컵에 진출했다.
▶ 선호하는 챔피언 상이…밴픽서 ‘뺏어오기’보다는 ‘주력 픽 견제’ 전망
두 팀은 선호하는 챔피언이 상이하다. 이 특징은 탑과 미드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kt ‘폰’ 허원석은 올 한 해 동안 갈리오와 르블랑을 각각 13회, 10회씩 픽했다. 삼성 ‘크라운’ 이민호는 이 두 챔피언을 1회씩 픽하는 데 그쳤다.
반대로 이민호는 신드라를 14회, 카르마를 7회, 카시오페아를 5회 선택했다. 허원석은 이 세 챔피언을 6회, 3회, 1회 사용했을 뿐이었다.
kt ‘스멥’ 송경호는 럼블을 19회, 레넥톤을 14회, 마오카이와 쉔을 13회 골랐다. 자르반 4세도 9회 사용했다. 반면 삼성 ‘큐베’ 이성진은 마오카이를 27회나 사용했다. 럼블은 2회 사용에 그쳤으며 레넥톤과 쉔도 각각 5회, 6회 픽했다.
이성진은 대신 클레드와 카밀을 13회, 11회씩 골랐다. 송경호는 클레드 1회, 카밀을 7회 사용했으며, 이중 카밀은 서머 스플릿에서 3전3패를 기록했다.
두 팀 서포터는 자이라와 카르마를 선호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마타’ 조세형이 쓰레쉬를 총 21회 사용한 데 반해 ‘코어장전’ 조용인은 총 3회 꺼냈을 뿐이었다. 그는 브라움(15회)과 탐 켄치(13회)를 더 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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