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수성구도 투기과열지구… “투기 잡으려다 지역 경기 잡을라”

앗! 수성구도 투기과열지구… “투기 잡으려다 지역 경기 잡을라”

기사승인 2017-09-06 11:24:10
[쿠키뉴스 대구=최태욱 기자] 정부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군을 생각해 수성구에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던 실수요자들은 “외부 투기꾼이 올린 집값을 잡으려다 애먼 서민들이 피해를 입게 생겼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8·2 주택시장 안정화대책 후속 조치로 대구 수성구와 경기 성남 분당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이로써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는 모두 29곳으로 늘었다.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14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2 대책 이후에도 수성구의 아파트 가격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아파트 청약시장 경쟁률도 높은 점을 지정 이유로 들었다. 지난 8월 셋째 주 수성구 아파트의 상승률은 0.32%(전국 평균 0.02%)이다.

대구시는 국토교통부의 8·2 대책 후속 조치 발표 전 ‘투기과열지구’ 지정에 앞서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구시는 정부의 8·2 대책 발표 이전부터 투기 세력을 차단하기 위해 아파트 청약 거주지 제한을 3개월에서 6개월로 강화하고 지난 7월부터 구·군, 국세청, 경찰청과 합동 투기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부동산 투기 세력은 잡을 수 있겠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은 물론, 재건축재개발 시장 위축으로 지역 건설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가 모두 40%까지로 제한된다.

또 재건축 조합원 지위를 돈을 받고 넘길 수 없고, 최장 5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등 규제가 강화된다.

수성구에 내 집 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직장인 김봉진(43)씨는 “수성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이 비싼 것은 인정하지만 투기를 잡으려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 실수요자들에게는 부담을 주고 전세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까봐 걱정”이라며 “대출이 막히면 아파트 거래도 더욱 위축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번 수성구 투기과열지구 선정이 대구 전역의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성구의 아파트 가격은 호가만 높은 실정이지 사실상 실거래는 이미 잠잠해진 상태”라며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을 예방하기 위한 수급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