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류현진(30)이 애리조나를 상대로 완벽히 설욕에 성공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리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3피안타 5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등판으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3.71에서 3.59로 낮췄다.
1대1 동점 상황에서 물러나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소득은 충분했다.
▶ ‘약 팀 상대로만 강한 투수’ 오명 씻었다
류현진은 후반기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4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포스트 시즌 선발로 리치 힐과 알렉스 우드 등을 거론하면서 류현진의 활약을 “약 팀을 상대로 거둔 성적”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따라서 지난 애리조나전 등판은 류현진으로선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4이닝 동안 6실점하며 무너진 탓에 오히려 현지 언론의 시선에 힘을 실어주고 말았다.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다시 만난 애리조나는 그간 더 강해졌다. 전날 다저스를 또 다시 격파하며 다저스전 4연승, 시즌 11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류현진은 2번 당하지 않았다. 볼넷 5개를 내주긴 했지만 최고 구속 94마일에 이르는 묵직한 구위를 앞세워 피칭에 변화를 줬다. 커터의 비율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의 비율을 높여 타선을 교란했다. 결과적으로 삼진 7개를 잡으며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약 팀 상대로만 강한 투수’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 에이스 상대로 밀리지 않아… ‘빅게임 피처’ 증명
상대 선발은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잭 그레인키였다. 애리조나에서 원투 펀치를 맡고 있는 그레인키는 올 시즌 6 승6패 평균자책점 3.08로 활약 중이다.
그레인키는 이날 친정팀 다저스를 상대로 괴력투를 펼쳤다. 4회까지 피안타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5회 솔로 홈런 포함 3안타를 내주며 흔들렸으나 병살타를 곁들여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레인키는 결국 7이닝을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류현진도 이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히려 타격감이 절정에 있는 애리조나 타선을 맞아 거둔 성적이기에 더욱 값지다. 상대 타자가 아닌 투수의 페이스에 휘말려 투구를 그르치는 투수가 많지만 류현진은 그레인키의 호투에 영향을 받지 않고 본인의 투구에 집중했다.
포스트시즌에는 에이스급 투수들과의 맞대결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류현진의 이번 호투는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고 볼 수 있다.
▶ 최종모의고사 합격점… PS 선발 가능성 높아졌다
매 경기가 시험대였던 류현진이지만 특히 이번 애리조나전 등판은 최종모의고사나 다름없었다. 애리조나는 현재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와 만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애리조나를 상대로 호투가 절실했다. 이후 타 팀과의 잔여 등판이 남아있지만 애리조나전 이외의 호투는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전날 힐의 활약으로 호투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 애리조나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7일 마에다의 등판이 남아있지만 류현진으로선 급한 불을 끈 셈이다.
PS 선발이 확정적이었던 다르빗슈와 우드는 부상 복귀 이후 주춤하고 있다. 현지 언론이 언급한 약 팀을 상대로도 고전했다. 상황이 여러모로 류현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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