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평균 경기시간 40분’ 승강전 박진감 앗아간 향로메타

[옐로카드] ‘평균 경기시간 40분’ 승강전 박진감 앗아간 향로메타

‘평균 경기시간 40분’ 승강전 박진감 앗아간 향로메타

기사승인 2017-09-15 14:56:18

[옐로카드] [레드카드]는 최근 화제가 된 스포츠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되짚어보는 쿠키뉴스 스포츠팀의 브랜드 코너입니다.

불타는 향로가 협곡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서초 넥슨 아레나에서는 콩두 몬스터와 bbq 올리버스 간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 승강전 승자조 경기가 펼쳐졌다. 그 결과 콩두 몬스터가 세트 스코어 3대1로 bbq 올리버스를 꺾고 롤챔스 승격을 확정지었다.

승강전 모든 세트에 향로 서포터가 등장하고 있다. 승자전에선 향로를 1개라도 더 많이 보유한 팀이 승리했다. 특히 콩두는 미드 카르마를 활용한 2향로 전략을 2차례 선보여 모두 이겼다. 향로의, 향로에 의한, 향로를 위한 승강전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템의 강력함과는 별개로 팬들은 향로 메타를 좋아하지 않는다. 향로가 경기를 지루하게 만든다며 불만을 표한다. 일리가 있다. 실제로 향로 메타는 게임을 늘어지게 만든다.

이번 승강전 13세트 평균 경기 시간은 40분40초다.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36분22초), 포스트 시즌(33분31초)보다 훨씬 길었다. 하지만 늘어난 경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평균 킬 수치는 현저히 줄었다. 평균 14킬이 발생했다. 정규시즌(21킬), 포스트 시즌(18킬)보다 킬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팀들이 초·중반 전투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향로는 경기가 길어질수록 그 효율이 발휘되는 아이템이다. 때문에 팀들은 노골적으로 후반 지향 게임을 펼친다. 초반 상대에게 주요 오브젝트, 포탑 등을 다수 내주더라도 후반 대규모 교전 승리를 통해 충분히 게임을 뒤집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콩두 장민철 감독도 지난 14일 bbq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마친 뒤 인터뷰 자리에서 “현재는 ‘바텀 향로 메타’이기 때문에 물고 늘어지는 운영을 주로 연습했다”며 경기 후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로가 강제되면서 챔피언 픽도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향로 서포터와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원거리 딜러 칼리스타(1번 픽·12번 밴)와 트리스타나(11번 픽·2번 밴)는 픽밴률 100%를 달성했다. 이 둘과 픽밴률 92%를 기록한 자야(1번 픽·11번 밴)와 77%의 코그모(7번 픽·3번 밴)를 제외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은 대부분 일회성 등장에 그쳤다.

서포터 챔피언 중에서는 향로에 최적화된 챔피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잔나가 8번 픽·2번 밴돼 명실상부 1티어 픽으로 자리매김했다. 등장 시 승률은 무려 88%였다. 룰루, 라칸(이상 3번 픽·3번 밴)과 카르마(2번 픽·1번 밴)도 대세 서포터로 떠올랐다. 카르마는 미드 챔피언으로도 3차례 등장해 67%의 승률을 기록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미 지난 8월 7.17 패치를 통해 한 차례 향로 기능을 너프한 바 있다. 아군의 공격 속도 증가와 체력 흡수 효과를 동반 감소시킨 파격적인 패치였다. 그러나 이 패치는 메타 변화를 유도해내지 못했고, 오히려 팀들은 전보다 노골적으로 후반 지향 게임을 펼치기 시작했다. 

빠르고 화끈한 게임 전개를 위해선 추가적인 밸런스 패치가 시급하다. 더욱이 세계적인 e스포츠 축제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밸런스 조절은 더욱 필연적인 과제로 다가온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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