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추석남②] 연휴에 몰아 봐도 후회 없을 예능 3편… ‘효리네’ ‘어서와’ ‘소사2’

[고독한 추석남②] 연휴에 몰아 봐도 후회 없을 예능 3편… ‘효리네’ ‘어서와’ ‘소사2’

연휴에 몰아 봐도 후회 없을 예능 3편… ‘효리네’ ‘어서와’ ‘소사2’

기사승인 2017-10-01 06:00:00


명절 연휴에 ‘TV를 켜도 볼 게 없다’는 공식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특선 영화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는 각 방송사마다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험하느라 전쟁터다. 하지만 굳이 검증되지 않은 예능을 보며 시간을 보낼 이유는 없다. 우리의 연휴는 소중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정규 편성 가능성을 테스트 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이미 수많은 시청자의 비평과 논쟁, 전문가들의 분석을 거친 끝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검증된 예능을 몰아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연휴가 끝난 후 학교, 또는 직장으로 돌아갔을 때 ‘나 이거 봤다’고 얘기할 수 있는 세 편의 예능을 추천한다. 셋 중 하나는 마음에 들겠지.



△ JTBC ‘효리네 민박’

지난 6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해 9월 24일 종영한 JTBC 예능 프로그램. 한 편당 100분 분량의 14부작 프로그램이다. 연속으로 시청할 경우 약 23시간 정도면 충분히 전 편을 볼 수 있다. 첫 회 시청률 5.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이후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과 함께 시청률이 치솟기 시작해 9회(8월 20일)에서 10.0%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JTBC ‘썰전’이 갖고 있던 종편 예능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기록적인 수치다. 1회와 9회를 제외하면 평균 6~8%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효리네 민박’은 뭐가 재미있는지 한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운 예능이다. 보다 보면 계속 보게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인간적인 매력과 느리고 멍해지는 삶의 패턴이 재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약간 오글거리고 어느 정도 패턴이 읽히는 나영석 PD 예능의 단점이 ‘효리네 민박’에선 보이지 않는다. 민박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과 인물들, 그리고 주변 풍경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치밀하고 꼼꼼하게 촬영, 편집한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인다. 최근 유행하는 관찰 예능의 완성형에 가깝다는 평가. 밥을 먹을 때나 쉬고 싶을 때, 심심할 때, 잠이 안 올 때, 웃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등 누구든, 아무 때나 봐도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



△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지난 6월 1일 세 편의 파일럿을 선보인 이후 정규 편성되며 7월 27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한 편당 80분 분량으로 현재 10회까지 방송됐다. 약 17시간을 투자하면 파일럿 3회까지 전 편을 모두 볼 수 있다. 0.8%의 시청률로 시작해 8회(9월 14일)에서 3.5%을 기록하며 채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CJ 계열이 아닌 케이블 채널이 지상파 예능을 제치는 이례적인 사건의 주인공이다. 회가 갈수록 평균 시청률이 높아지고 있다.

처음엔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예능이다. 외국 출신 방송인이 고향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여행한다는 콘셉트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헤매는 모습, 한국 문화를 신선하게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으나, 우리가 몰랐던, 잊고 있던 한국의 모습을 외국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해내기 시작하며 인기를 끌었다. 외국 출신 방송인의 고향을 방문하는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콘셉트를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는 평가.

몰아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의 독일 친구들이 출연한 5~9회를 먼저 추천한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이 독일편을 통해 분기점을 맞았다. 독일인 특유의 꼼꼼하고 계획적인 성격과 인물들의 뚜렷한 캐릭터, 한국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매번 예상 가능한 범위를 뛰어넘는다. 특히 둘째 날 DMZ,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출연자만 바뀔 뿐 매번 똑같은 예능에 질린 시청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



△ tvN ‘소사이어티 게임 2’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시작해 현재 6회까지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한 편당 100분 분량으로 약 10시간이면 몰아볼 수 있다. 첫 회 시청률 0.8%로 출발해 지난 4회(9월 15일)에서 1.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이지만, 0퍼센트 대에 머물렀던 시즌1보다는 조금 나아진 수치다. 한 시즌 내내 스토리가 쭉 이어지기 때문에 시청자의 중간 유입이 힘들다. 대신 tvN ‘더 지니어스’부터 이어진 확고한 마니아층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들이 웃음과 편안한 분위기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면, ‘소사이어티 게임 2’는 긴장과 불편함, 경쟁 등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출연자들을 억지로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는 건 아니다. 게임과 챌린지를 테마로 팀과 개인이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준다. 제한된 공간과 설정에서 승리의 달콤함, 탈락할지 모른다는 불안함, 내가 살기 위해 상대를 밀어내야 하는 죄책감, 믿었던 사람에게 느끼는 배신감 등 우리가 현실 사회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이 프로그램 안에서 교차한다.

‘더 지니어스’ 시리즈를 만들었던 정종연 PD의 후속 시리즈다. ‘더 지니어스’가 제한된 실내에서 하루 동안 개인전 게임을 벌여 탈락자를 선정했다면, ‘소사이어티 게임 2’는 야외에서 두 팀으로 나눠 15일 동안 합숙을 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시즌1보다 게임의 수준이 높아졌고, 대부분 방송으로 잘 알려진 이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달라졌다. 매회 치열한 머리싸움과 몸싸움, 예능 불가능한 결말이 펼쳐지는 것도 흥미롭지만, 민주주의와 독재 사회에서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는 정치 싸움이 ‘소사이어티 게임 2’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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