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되고 싶었던 40대 남성의 기행(奇行)

경찰관이 되고 싶었던 40대 남성의 기행(奇行)

기사승인 2017-10-13 19:45:24

지난달 14일 오후 10시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상가 1층에 있던 PC방에 경찰관이 들이닥쳤다.

야간 근무 시간에 갑자기 찾아온 경찰관을 본 종업원 A씨는 순간 당황했다.

이 경찰관은 그런 A씨를 뒤로하고 게임 중이던 사람들에게 다가가 나이를 물어봤다.

그러면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면서 검문했다.

엉겁결이라 당혹스러운 것도 잠시 경찰관은 난데없이 A씨에게 테라스는 금연구역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A씨는 다소 엉뚱한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경찰관의 질문에 마냥 무시할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이 남성은 경찰관 근무복에 모자, 경찰 단화, 외근 조끼, 호루라기에 이어 경찰수첩까지 소지해 영락없는 경찰관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 남성은 며칠 뒤 또 같은 상가 1층에 있는 한 주점을 찾았다. 이날도 역시 경찰 제복을 갖춰 입고서였다.

PC방 종업원처럼 주점 여주인은 이 경찰관이 찾아온 이유를 듣고는 황당했다.

여자 화장실에 남자들이 자주 드나든다는 첩보를 받았다는 게 순찰 나온 이유였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주점 업주의 남편이 며칠 전 이 경찰관이 찾아갔던 PC방 업주였던 것.

이상한 경찰관이 찾아왔었다는 종업원 이야기를 들었던 PC방 업주는 황당한 순찰 이유를 대던 경찰관에게 진짜 경찰관이 맞냐고 소리쳤다.

경찰관이 진짜 경찰관이 맞다고 하자 PC방 업주는 그럼 경찰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신분증이 차 안에 있다던 경찰관은 신분증을 가지러 가는 척 하면서 슬그머니 꽁무니를 뺐다.

이 엉뚱한 경찰관은 상가를 찾아온 경찰관이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진짜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조사 결과 이는 경찰관이 되고 싶었던 B씨의 기행(奇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찰관이 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찰 제복 등은 서울 청계천 상가에서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같은 기행으로 경찰에 붙잡힌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상가를 돌며 수차례 경찰관 행세를 하며 공무원을 사칭한 B씨를 공무원자격사칭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예전에는 경찰관을 사칭해 상인들에게서 돈을 뜯어낸 적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조기에 검거해 다행이라며 여죄가 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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