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주 수익원이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IB(기업금융)으로 무게 중심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은 뚜렷하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부증권 등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2분기 증권인수 실적(주관사 기준)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네트워크, 인적 구성 등의 차이가 양극화 양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초대형 IB 육성방안의 핵심인 발행어음 업무가 허용 되면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증권사의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증권인수 실적에서 20대 증권사 중 KB증권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은 2분기 증권인수 주관사 실적에서 19조8840억3500만원을 기록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이 가운데 회사채((DCM) 발행에서 20조88억7900만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어 기업공개(4218억8700만원), 유상증자(97억4700만원) 부문에서 대표주관을 맡았다. 다만 기업어음 부문(마이너스 5564억7700만원)은 다소 부진했다.
KB증권은 올해 2분기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수익은 149억8400만원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증권 사 가운데 유일하게 400억원(450억6300만원)이 넘는 인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대형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인수 부문에서 업계 내 가장 고른 성적을 기록한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주관사 실적(9조185억4800만원) 가운데 국공채 및 금융채(3조6494억9000만원), 회사채(2조7015억6300만원), 기업공개(2조6617억1700만원), 유상증자(57억7700만원) 등 특정 부문에 편중되지 않은 성적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인수 및 수수료 수익은 354억4000만원이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증권인수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곳이 많았다. 동부증권의 경우 2분기 주관사 실적 부문에서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했다. 다만 인수실적은 3조원 이상을 기록해 84억6500만원의 인수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주관사 실적 대비 수수료 수익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안타증권은 9조940억5200만원의 주관사 실적을 거뒀지만 인수 및 주선수수료는 20억87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중소형사들이 대형사에 비해 네트워크, 인적 구성 등이 불리한 구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사와의 관계 유지 혹은 인수 경쟁 등으로 중소형사들이 수수료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대형 IB(투자은행)이 들어설 경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전략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형증권사의 경우 대기업에 네트워크가 형성된 경우가 많아 딜(deal)이나 자금조달 부문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면서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코넥스, 코스닥 등에 상장한 업체와 거래하는 틈새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자금력에서 압도적인 대형사가 초대형IB를 할 경우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