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새로 건설되는 송전선로의 85%가 초고압 송전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고압 송전선로 밀집도는 원전도시 부산과 울산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송전선로회선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새로 신설된 송전선로 길이는 총 3만3635km이며, 그 중 1만689km가 345KV 이상의 초고압 송전선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 밀양과 경북 청송 등 경남 밀양, 경북 청도, 충남 당진, 전북 군산 등 전국이 송전선로 건설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전선로의 고압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또한 신설 송전선로 중 초고압 송전선로 비중이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에는 37%이상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에는 85%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송전선로의 초고압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발전소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초고압 송전선로는 경기도에 가장 많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는 초고압 송전선로의 20%가, 경북에는 16%, 충남과 경남에는 각각 12%가 설치되어 있었다.
반면, 초고압송전선로의 밀집도는 달랐다. 단위면적당 초고압송전선로 길이는 부산이 202m로 가장 높았으며, 울산이 139m로 그 다음이었다. 45m인 서울과 비교하면 부산은 4.5배, 3.1배나 더 많은 초고압송전선로가 설치된 것이다.
서울의 초고압송전선로가 100% 지중화된 점을 감안하면, 지중화 선로를 제외한 부산의 경우 141배, 울산의 경우 139배 이상의 초고압송전선로가 더 밀집돼 있었다.
이처럼 부산과 울산에 초고압송전선로가 밀집된 것은 전력수급구조 때문이라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실제 부산은 서울보다 2.3배, 울산은 1.5배나 적은 전력을 소비하고 있지만, 전력생산은 이와 정반대. 부산은 서울보다 41배, 울산은 12배나 많은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부산과 울산의 원전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걸 감안하면, 초고압 송전선을 필요로 하는 원전밀집도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산과 울산의 지중화율은 서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345KV 송전선로의 지중화가 100%인 반면, 부산은 33.8%, 울산은 0.3%에 불과했다.
이용득 의원은 “원전과 같은 대규모 발전원이 늘어난다는 건, 원거리 초고압 송전선로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와 송전선으로 인한 이중 위험부담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지역별 전기요금차등제와 초고압송전선로의 지중화욜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분산형 에너지로 전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