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은 ‘봉’ …농협 이사, 집행부 거수기 대가로 월400만원 이상 챙겨

농민은 ‘봉’ …농협 이사, 집행부 거수기 대가로 월400만원 이상 챙겨

기사승인 2017-10-20 10:41:59

깁병원 농협중앙회장 등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이사회가 농민이 아닌 농협 사측의 이익을 위한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처럼 농협중앙회의 거수기 역할을 한 대가로 비상임이사들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활동비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돈은 농민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농협중앙회 이사회에 상정된 안건은 총 17개로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 가운데에는 임원보수 등 집행부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농업협동조합법 제125조’에 근거해 구성되는 농협의 최고 의사결정 조직이다. 중앙회 업무집행 관련 주요사항에 대한 결정권과 임원의 선임·해임 및 성과평가 실시 등 중앙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견제를 통해 집행부의 독주를 막는 역할을 한다.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당연직인 중앙회장과 상호금융대표이사 및 전무이사, 비상임이사 25명(조합장 17명 +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비상임이사는 월 400만원의 활동수당과 회의참석 시 50만원의 수당을 지급받는다.  이사회가 1월 23일 개최된 올해 첫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2호 안건이 비상임이사의 활동수당을 기존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100% 인상하는 안건이었다.

이사회가 같은 날 처리한 2017년 1호 안건은 회장 및 전무이사, 대표이사의 퇴임 후 지원에 관한 사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규정 일부개정안’도 만장일치 가결되었다.

이후 이사회는 이와 관련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 8월 22일 개최된 이사회에서는 해당 내용을 폐지하는 의안을 통과시켰다. 8개월 만에 입장을 번복한 셈이다. 

이와 관련 위성곤 의원은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이사회가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하여 집행부를 견제함으로써 농민과 조합원을 위한 농협중앙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이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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