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광’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2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1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한국시리즈 개막을 앞두고 야구팬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싹텄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투표 참여 리그 2017’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서 시구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벤트에서 1위를 차지한 팀이 바로 광주를 연고로 한 KIA였다.

문 대통령의 한국시리즈 시구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 철저히 비공개로 부쳐졌다. 시구자로 문 대통령의 이름이 불리자 관중들로 가득 찬 경기장이 환호로 뒤덮였다.

'Korea'라 적힌 파란색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필드에 나타난 문 대통령은 별다른 말 없이 공을 힘차게 뿌리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덕아웃을 돌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에서 성장한 문 대통령은 경희대 법대 재학 당시 학년 대항 야구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우승을 따냈다. 사법 연수원 시절에는 팀에서 4번 타자를 맡아 활약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경남고 후배이자 롯데의 레전드, 고 최동원 감독과의 각별한 인연도 있다. 문 대통령은 최동원 감독이 1988년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결성을 주도했을 때 법률 자문을 맡아 도움을 준 바 있다.

‘국민타자’ 이승엽의 은퇴식이 열린 지난 3일에는 개인 소셜미디어에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며 “덕분에 우리 국민들이 좋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전하는 등 프로야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최근 대통령 일정 전면 공개를 실시해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한 문 대통령이다. 프로야구 시구 공약은 이에 비하면 다소 무게감이 미미할 수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프로야구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축제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고, 약속을 지켰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