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한투금융, 빚내 자회사 투자 ‘재무건전성’ 흔들

신한·한투금융, 빚내 자회사 투자 ‘재무건전성’ 흔들

기사승인 2017-11-02 05:00:00

대형 증권사를 자회사로 보유한 금융지주사 신한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재무건정성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중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상승한 곳은 국내 9개 금융지주사 가운데 7곳이다. 특히 증권사를 소유한 금융지주사가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았다. 신한금융지주(128.10%)와 한국금융지주(128.08%)의 이중레버러지 비율은 금감원 권고인 130%에 육박했다. 

이중래버리지 비율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 재무안정성 감시 강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도입된 지표다. 대손준비금 차감 후 자기자본 대비 자회사에 대한 출자 총액을 뜻한다. 이 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지주회사가 빚을 내서 자회사에 출자(투자)했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중래버리지 비율이 130%를 넘거나 육박할 경우에 향후 출자 여력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초대형 IB(투자은행)을 위한 자기자본 확충의 일환으로 대규모 유상증자(약 1조7000억원)를 했다. 이어 올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2900억원을 출자했다. 때문에 지난해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자금 확보를 위해 지주사 한국금융지주에 1조원 가까운 중간배당(9620억원)을 실시했다.  

신한금융지주가 높은 이중레버리지 비율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우선주 상환, 같은 해 9월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 참여(5000억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130% 미만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대규모 추가투자는 다소 조심스러운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 신한금융투자증권이 초대형IB(투자은행) 시대에 다소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 경우 투자여력에서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다”면서 “특히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비율(130%)도 규제이기 때문에 만약 이를 초과할 경우에 금융당국의 협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중레버리지 비율 외에 종합적인 재무기준을 살펴봐야 한다”고 하면서도 “금융지주사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이 130% 이상 초과할 경우에 경영실태평가 2등급(130% 미만)을 유지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하락하면 자회사 편입 승인이 거절될 수 있다. 이는 금융지주회사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139%를 넘었던 메리츠금융지주는 125.60%로 감소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