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증시 활황으로 올해 눈에 띈 실적 개선을 보였다. 하지만 기부금 지출은 영업 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오히려 인색했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기부금 감소가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고객이 맡긴 돈으로 돈놀이에만 몰두할 뿐 사회 공헌 활동에 나서는 것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개 증권사(자기자본 20대 증권사 기준) 가운데 6곳만 전년 대비 기부금이 늘었다. 특히 자기자본 10대 증권사 경우 기부금은 대부분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3분기 누적 기준 전년(1724억원) 대비 136.65% 증가한 40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에 반해 기부금은 지난해 28억원2200만원에서 올해 20억6300만원으로 26.89% 줄였다. 당기순이익의 0.5%에 불과한 수준이다. 예컨대 고객이 맡긴 돈으로 1000원을 벌 경우 5원만 사회 공헌을 위해 내놓고 있는 셈이다.
또한 삼성증권(-31.89%), NH투자증권(-65.73%), 대신증권(-42.37%), 키움증권(-42.70%)도 지난해에 비해 기부금 액수가 감소했다.
10대 증권사 중에서 지난해 보다 기부금이 늘어난 곳은 하나금융투자가 유일했다.
반면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기부금 납부는 소폭 증가했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전체 증권사 가운데 실적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액수는 4억3234만원으로 지난해(4억1651억원) 보다 다소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422억8367만원)의 1.02%를 기부금으로 사용한 것.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2배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의 기부금도 지난해 보다 크게 증가했다. 유안타증권의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억1197억원으로 지난해(3500만원) 보다 219.91% 증가했다. 이밖에 교보증권, 현대차투자증권, IBK투자증권도 지난해 보다 기부금 납부 액수가 늘어났으나 1억원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