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25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채권(ETN)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TF와 ETN은 주식과 달리 한 종목이 아닌 특정 지수를 모방한 포토폴리오를 구성해 산출된 가격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일반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어 보통의 펀드보다 거래가 자유롭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정한 단점도 존재해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 ETF의 특성, 일반 펀드와 차이점
2002년 출범한 ETF 시장의 규모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 출범당시 3400억원에 불과했던 ETF 순자산 규모는 올해 11월 기준 32조78억원으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ETF (Exchange Traded fund)란 상장지수펀드의 약자로 일종의 펀드와 같은 상품이다.
화장품 종목 가운데 여러 개를 골라서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ETF는 이름 그대로 주가지수 흐름을 따라가서 시장만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펀드는 바이오 종목 여러 개를 골라서 사는 것이라면 ETF는 바이오 전체를 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펀드는 은행과 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은행 예·적금과 비슷한 방식의 금융상품이다. 반면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될 수 있는 상장된 펀드다. 때문에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언제든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다.
일반 펀드의 경우 중도에 환매를 하게되면 환매수수료가 붙지만 ETF는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처럼 환매에 대한 수수료가 없다. 또 일반 펀드와 비교해도 수수료(0.5%)가 저렴하다.
◇ ETF 종류 및 장단점
ETF의 종류에는 ▲KOSPI200 ETF ▲섹터지수 ETF ▲해외지수 ETF ▲레버리지 ETF ▲원자재 ETF 등으로 분류된다.
KOSPI200 ETF는 한국 대표 우량종목이 속한 KOSPI200을 지수화시킨 것으로 종합지수 흐름과 비슷하게 움직인다. 거래량도 많고 순자산규모면에서도 가장 크다.
섹터지수 ETF는 바이오, 반도체, 자동차, IT(정보기술), 은행처럼 특정 업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상품이다.
해외지수 ETF는 해외지수를 추종하고 외국 대표기업에 소액으로도 투자가능하다.
레버리지 ETF는 KOSPI200을 추종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ETF 상품과 달리 고수익 고위험 구조로 구성된다. 지수 흐름 보다 약 2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손실도 일반적인 ETF 보다 2배 크다.
인버스ETF라는 ‘청개구리 상품’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주가(혹은 지수)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지다. 반면 인버스 ETF는 주가(지수)가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ETF는 타 금융상품과 비교해 장점이 많다. 우선 ETF는 적은 금액으로 우량 기업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이는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자금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 창출에 유리하다는 점이다.
또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반 펀드와 달리 환급이 빠르다. 펀드는 환매한 다음 며칠 기다려야 하지만 ETF는 매도일로부터 이틀 안에 돈을 환급받을 수 있다.
단점도 간과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에 투자할 때는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의 괴리율을 점검해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펀드회사에서 운용 수수료를 받아야 하니, 펀드 가입자의 자산은 줄어들 수 밖에 없어서다. 특히 채권 ETF의 경우엔 매매차익 전체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두 번째는 해당 상품의 거래량을 살펴봐야 한다. 거래량이 적은 상품을 구입할 경우 매매가 제 때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왕왕 있다. 또한 거래량이 너무 작을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 현재 ETF 거래대금은 총 주식거래대금의 1%에 불과하다.
◇ ETN(상장지수채권) 아직 걸음마
ETN 시장은 지난 2014년 11월 17일 처음으로 개장했다. 이후 손실제한 ETN 및 레버리지 ETN 등 다양한 상품도입으로 상장종목수의 지속적인 증가했다. 2014년 4661억원에 불과하던 발행총액은 올해 10월 기준 4조8625억원으로 10배 증가했다. 상장종목수도 2014년 10종목에서 178종목으로 급증했다.
ETN은 Exchange Traded Note의 약자로 우리말 이름은 상장지수채권을 뜻한다. ETF와 비슷한 점과 차이점이 있다. ETN은 ETF와 유사하게 인덱스(지수)를 추종한다. ETN과 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HTS로 실시간 투자가 가능하다.
ETN은 ETF와 달리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자산에 제한이 없고 만기가 있다. ETF는 자산운용사가 발행하고 증권사가 운용한다. ETN의 경우 증권사가 발행과 운용을 함께 한다.
ETN 투자는 사실은 해당 ETF를 발행하고 운용하는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는 것이다. ETN은 발행 증권사가 수익률을 보증한다. ETF는 자산운용사에서 만든 지수펀드라면 ETN은 파생결합증권으로 봐야 한다.
ETN은 기초자산이 10개 이상이 되어야 하는 ETF와 달리 5개만으로 운용할 수 있다. ETN은 ETF와 달리 인덱스(지수)의 수익률을 오차 없이 반영한다.
ETN은 ETF로 상품화하지 못했던 다양한 지수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
하지만 ETN은 ETF와 유사한 상품 구조를 갖고 있지만 ELS(주가연계증권) 파생결합증권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투자할 수 없게 된다. 만기 및 조기상환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조기환매 요구 시에도 원금에 대한 보장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발행 주체가 파산할 경우 원금 회수는 불가능해진다.
ETN은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종목이기 때문에 일정요건 미달할 경우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손실제한 ETN에 나왔지만 현재까지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손실제한 ETN 지표가치총액은 1442억원(10월 기준), 투자자보유잔고 또한 22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