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2000조를 앞두고 있다. 국내 GDP(1659조2655억원)을 추월한 액수다. 1년 전(1461조284억원)과 비교해도 시가총액 액수는 약 400조원 이상 증가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 점유율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외환위기로 인해 IMF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이에 따른 대외개방 때문이다. 1997년 말 IMF 위기 직전 11.4%에 불과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4%까지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증시 호황이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주가 대비 실적)과 비교해 과열(거품)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이익 증가분을 주가가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있다”라고 전망한다.
◇ GDP 넘은 국내 증시…“고평가 아냐…쏠림 현상 간과말아야”
국내 증시 시가총액(코스피, 코스닥 합계)는 11월 27일 기준으로 1907조5591억원에 달한다. 국내 GDP(1659조2655억원)을 추월한 액수다. 1년 전(1461조284억원)과 비교해도 시가총액 액수는 약 4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외환위기 발생한 1998년 초(1월 3일 기준) 약 72조원3540억원에 불과했던 코스피지수(종합주가지수)가 20년 만에 20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급증하면서 GDP(국내총생산)을 넘어선 것에 대해 2000조 시대를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 “이익 증가를 동반하는 주가 상승(시가총액 증가)이라는 점에서 과열이라 보긴 어렵다”고 진단한다.
안영진 SK증권 자산전략팀 연구원은 “현재 GDP 대비 시가총액은 2007년 역사적 고점을 넘어섰다”면서 “2011년 이후 장기간 박스권에 머물던 증시가 반도체 업황이 호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면서 주가의 동반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보더라도 누적 수출 증가율(15%), 세계 경기 회복 등도 우리 증시를 재평가하는 배경이 된다”라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 증가에 따라 이익과 시가총액 비율인 PER(주가수익비율)은 KOSPI 9.5배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2011년 이후 PER 평균 9.7배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 측면에서 현 국면을 과열로 보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현재 국내 기업 증가분을 주가에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 기업 이익 안정성을 확인하면 국내 증시 PER 상승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주식시장이 대기업 및 일부 업종으로 쏠림 현상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안영진 SK증권 자산전략팀 연구원은 “업종별로 나누어 보면 주가 상승률, 수출 증가율, 이익 증가율 모두에 있어서 특정 업종에 쏠려 있다”며 “특히 반도체와 IT, 제약·바이오 부문에 쏠려 있다는 점은 그 의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대기업 쏠림 현상은 현재 이익 증분시가총액은 기업 실적의 종속변수”라며 “대기업 쏠림 현상은 현재 이익 증분이 코스피(KOSPI) 시가총액 상위기업 위주이기 때문이기에 당연한 현상이라고 본다. 다만 향후 정부 정책의 기조에 따라 중소기업 이익률 개선도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 연말 증시 흐름, 코스피·코스닥 엇갈린 전망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전자 주가 하락과 증시 흐름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반면 코스닥지수의 경우 높은 상승세를 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시즌 중에는 IT의 평균 주가수익률은 11%로 헬스케어 (4%) 보다 높았다. 12월 실적 시즌이 다가오는 것을 감안한다면 코스피지수와 대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관측했다.
유안타증권 정인지 연구원은 “코스닥지수는 일시적으로 800p를 회복했지만 추세를 주도했던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아 상승세를 크게 타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헬스케어 섹터에서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고 있어 해당 섹터를 중심으로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