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큰 여파 없을 것”…업종별 시각 차

“금리 인상 큰 여파 없을 것”…업종별 시각 차

기사승인 2017-12-01 05:00:00


한국은행이 6년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 수준으로 인상한 것과 관련해 국내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일정부분 반영된 것이기에 그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날 주식시장은 하락 마감했지만 이는 금리인상의 여파 보다는 북핵 리스크로 외국인의 ‘팔자’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별로 차이가 있고 재무구조가 불안한 기업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 “금리 인상, 주식·채권 시장 여파 크지 않을 것”

30일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2500선이 무너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33p(1.45%) 하락한 2476.37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금리 인상 소식이 불거지면서 전날 대비 10.68p 하락한 2502.22로 개장했다. 이후 금리 인상 발표 이후 외국인의 팔자로 이어지며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3544억원, 2012억원의 주식을 사들였으나 외국인은 5895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리 인상이 주식 시장과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조치는 경기 여건 개선,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 흐름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교보증권 김형렬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금리인상은 한국경제의 확장을 반영하는 지표”라며 “금리 인상 조치를 했다고 해서 업황 주가 및 영업환경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금리 인상 혹은 인하라는 정책 방향성 보다는 적정 금리 레벨이 더 중요하다.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올렸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채권 시장에 대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이 우세하다. 한화투자증권 김일구 투자전략 연구원은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라며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채권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추가 조정 여부는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신얼 채권투자전략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11월 금통위 이후에도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금리 인상 후 정책 효과를 관망하는 시간을 길게 가져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 “금리 인상 따른 업종별 영향 크지 않아”…건설업종 우왕좌왕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산업 전반의 주가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에는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박춘영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과 보험 등의 업종이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은행업종은 금리 인상으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로 벌어들이는 금융기관의 수입)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김태현 책임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자산 부채 듀레이션 갭(은행의 자본이 시장이자율에 변동성을 분석한 것)에 의해 금리 상승은 은행 및 보험주에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주에 대한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은 “건설주의 하락은 금리 인상 보다는 정부의 대책(부동산 규제)이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대신증권 박찬주 기업리서치부 연구원도 “환율 이슈로 해외자산평가를 통해 일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금리인상이 건설주 주가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리 인상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것이기 때문에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 문제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심리적 위축이 가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해외 사업도 저가 수주로 인해 실적이 여전히 좋지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와 함께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건설업종은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외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 창출이 기존 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안타증권 유태인 연구원도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금리상승, 입주물량 확대 등으로 부동산 시장 둔화가능성 상존한다”면서 “지난 2014년 하반기 이후 해외건설 수주 감소세로 전환됐고 진행사업 원가율 상승 및 다각화 추진 과정에서의 학습비용 등에 따라 수익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이 부진한 대우건설 등은 신용등급 하락까지 겹친 상황이다. 올해 4월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대우건설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일제히 하향했다. 아울러 BBB급 이하 건설사의 경우 자금조달에서 부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0일 국내 주요 건설사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2500p(-1.86%) 하락한 13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어 현대건설(-0.99%), 대림산업(-0.24%), 대우건설(-0.88%), 현대산업개발(-3.04%) 등이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GS건설(+0.37%)이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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