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관광객 오는데...바라만 보는 롯데

중국 단체관광객 오는데...바라만 보는 롯데

금한령 1차적 해제…앞으로 변수 남아

기사승인 2017-12-07 09:38:06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이 일부 풀리며 중국 단체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롯데는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방문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롯데가 한국정부에 사드(고고도미사일체제·THAAD) 배치 부지인 성주 부지를 제공했다는 데 대한 보복을 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32명은 서울 구로동의 호텔에 짐을 풀고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에서 쇼핑했다. 올 하반기로는 첫 단체 관광 1호 여행객이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과 베이징의 하이타오 여행사가 연계한 32명으로 지난 30일 비자를 주중 한국대사관에 신청해 단체 비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드 배치가 확정된 직후 중국은 지난 3월 15일부터 여행사에 구두로 된 지침을 내려 한국행 단체비자와 전세기 운항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한 바 있다. 

그러던 것이 최근 들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 회의에서 만나 화해 무드를 조성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의 관광 분야 주무부처인 국가여유국이 베이징과 산둥지역에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금한령이 풀리는 것으로 여겨졌었다. 

다만 중국은 이들 여행사에 한국행 상품을 판매할 때 롯데호텔 숙박이나 롯데면세점 쇼핑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재개되는 관광 상품에도 혜택을 볼 수 없게 됐다. 

암묵적인 금한령이 풀리면서 중국 내 다른 여행사들도 내년 1월 들어 단체여행객을 모객하고 있다. 전세기 운항이나 크루즈선의 정박은 아직 금지됐지만 그나마 숨통이 트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상품 기획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에 더 많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데도 중국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던 롯데면세점이나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의 계열사들은 혜택을 볼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롯데 내부에서는 현지 당국의 인허가가 나오지 않아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던 중국 청두의 복합상업단지 건설사업에 대한 인허가가 지난달 말 나왔을 때만 해도 사드국면 해빙에 대한 기대를 품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중국 내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도 풀리지 않고, 선양 롯데타운 건설사업도 중단된 상태여서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에 사드 부지를 제공하면서 나온 보복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부는 중국의 단체관광 허가에 대해 주시하면서 내달로 다가온 한중 정상회담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단체관광 금지령이 풀리자 "관련 소식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양국 간 인적교류가 보다 전면적으로 회복되고, 여타 분야에서의 교류협력 관계도 조속히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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