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지수가 처음으로 25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활황으로 증권사 전반의 실적도 크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종의 자본적정성과 재무건전성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순자본비율과 레버리지비율(부채비율)에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골든브릿지증권 등은 수년간 적자에 유상감자 등의 악재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1월 2일) 2026.16p였던 것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달 6일 종가기준 2474.37p까지 상승했다. 약 11개월 만에 22.12% 뛰어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올해 55개 증권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9312억원으로 전년(1조8078억원) 대비 62.1% 증가했다.
이처럼 실적은 올랐지만 골든브릿지증권, 바로투자증권, 토러스트투자증권 등 총 중소형 증권사 9곳은 순자본비율이 300% 이하에 머물렀다. 순자본비율은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자본 비율을 의미한다. 순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자본활용 여력이 늘어나 사업 확대가 수월해진다. 만약 증권산는 순자본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조치를 받게 된다.
해당 증권사 가운데 순자본비율 가장 낮은 곳은 토러스투자증권(150.7%)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저조한 순자본비율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마이너스(-) 13.9%를 기록했다. 1억원을 투자하면 1390만원의 손실을 입는 셈이다. 다만 레버리지 비율(부채비율)은 84.5%로 양호했다.
이어 케이프투자증권(219.1%), 코리아에셋투자증권(221.8%), 골든투자브릿지증권(224.5%). 바로투자증권(229.9%) 리딩투자증권(262.9%), SK증권(278.9%), 흥국증권(287.9%), 유진투자증권(291.7%) 순이다.
이 가운데 골든브릿지증권은 수익성, 재무건전성 모두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든브릿지증권 순자본비율은 215.3%, ROE는 0.3%에 그쳤다. 또한 최근 유상감자, 노사간 소송 등으로 인해 경영 개선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지난 2015년을 제외하고 5년 간 연속 적자(순손실)를 내고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경우 부채비율은 2789.7%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한 자기자본에 대한 총자자산 비율로 나타낸 레버리지 비율은 961%로 확인됐다.
부채비율이나 레버리지 비율이란 기업의 타인자본의존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회사의 부채, 자본, 자산 및 이자 지불의 조합을 비교해 장기 지급 능력과 재정적 의무를 이행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올 1월부터 대형 증권사의 과도한 차입경영을 억제하기 위해 레버리지비율을 자기자본의 1100%로 제한했다. 1100% 제한 선이 넘어가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관계자는 “부채이나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것은 분자인 자기자본이 작기 때문”이라면서 “월말 같은 경우 하루짜리 거래에 대한 미수금 등이 포함되면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거나, 부채비율과 레버리지 비유의 간의 차이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정해놓은 재무건전성 기준인 순자본이율(100% 이하)과 레버리지 비율(1100% 이상)을 벗어나는 증권사는 거의 없다”면서도 “만약 제한선을 벗어날 경우에는 증자 확충이나 리스크 있는 사업을 잠정적 중단, 임원 해임 등을 요청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순자본비율이 낮거나 레버리지 비율이 높은 업체는 신용등급 하락의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순자본비율이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순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단순히 순자본비율이 저조하다고 해서 재무 상황이 리스크가 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순자본비율이 낮다는 것은 투자 등을 게을리하고 현상유지를 한다는 것”이라며 “이 점에서 순자본비율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