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한국이 약팀에게 공격전술을 실험해볼 때인가

[옐로카드] 한국이 약팀에게 공격전술을 실험해볼 때인가

한국이 약팀에게 공격전술을 실험해볼 때인가

기사승인 2017-12-12 14:18:01

[옐로카드] [레드카드]는 최근 화제가 된 스포츠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되짚어보는 쿠키뉴스 스포츠팀의 브랜드 코너입니다.

신태용 감독은 한·중·일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2군에 가까운 중국을 상대했다. 경기결과는 비겼지만 전술의 실패와 중국의 실험적인 태도에 빗댔을 때 패배한 것만큼 큰 충격을 준다. 전력에서 크게 뒤지는 북한에게마저 패배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경우, 신 감독은 전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인 남자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4시30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북한과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앞선 중국전에서 한국은 매우 무디고 안일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중국전을 3갈래로 나눠 분석했다. 최악의 10분과 그나마 무난했던 60분, 그리고 체력적으로 추락한 20분이다.

중국은 스쿼드 절반 가까이를 유망주로 채웠다. 전력으로 보면 한국이 월등히 앞선다.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수비와 미드필더에서 비 유럽파를 써야 한다. 지금의 스쿼드가 곧 1군이란 의미다.

중국전은 실패했다. 리피 감독의 전술적 혜안이 돋보였지만 신 감독의 경기를 읽지 못한 눈이 가장 큰 문제였다. 스리백 전환 후 한국이 공격에서 자주 끊기자 외려 중국이 좋은 공격찬스를 얻기 시작했다. 상대팀이 전술 변화를 도모했지만 한국의 대처는 매우 무뎠다.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고, 자칫 역전골까지 나올 뻔했다.

체력적인 문제도 크다. 초반에 1실점과 2득점이 나온 뒤 한국은 마치 연습게임을 하듯 경기에 임했다.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았다. 승리도 아니고 과정도 아니었다. 그나마 최철순 등 좌우 윙백이 역할에 충실해 보였다.

북한은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전력에서 앞서는 한국을 상대로 전투적으로 몰아붙일 것이다. 신 교수 역시 “북한은 전투력 높은 축구를 구사한다. 강한 체력과 조직력으로 무장한 북한과의 경기는 앞선 중국전보다 더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전술보다도 먼저 생각할 건 체력이다.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다. 상대팀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빠르게 침투해야 한다. 사실상 본선 무대에서도 공격적인 전술보다는 선수비-후역습이 현실적이다. 킬 패스 앤드 러시(Kill pass and rush), 상대 공격 차단 후 역습 과정에서 공격수가 빠르게 전방으로 달려가고, 공을 완벽하게 전달할 킥력이 있어야 한다. 손흥민이라는 훌륭한 옵션을 둔 상황에서 역습 플레이는 더욱 빛날 수 있다.

겸손함이 필요하다. 이렇게 체력에서까지 중국에 밀리면 월드컵 경쟁력은 제로에 수렴한다. 동아시안컵에서 만나는 상대가 약팀이라고 공격적인 전술을 실험해볼 상황이 아니다. 선수 스스로 판단하고, 지도자는 미팅을 통해 짚어줘야 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감독이 만들어가야 한다.

4강 신화를 쓴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히딩크 트레이닝 프로그램의 실체는 전력질주 후 체력 회복시간을 줄이는 데에 있다. 확률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이 훈련이 한국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16여년이 흐른 지금도 ‘팩트’는 변함이 없다. 당시엔 절실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마저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현재 한국의 경쟁력은 체력과 정신력이다. 이는 내년 6월이 아닌, 지금부터 시작되어야 할 훈련 내용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