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한] 신태용호, 선수기용+전술 모두 실패했다

[한국 북한] 신태용호, 선수기용+전술 모두 실패했다

신태용호, 선수기용+전술 모두 실패했다

기사승인 2017-12-12 18:22:39

신태용 감독은 왜 공격축구를 고집하는가. 그 답은 남북대결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2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북한 수비수 리영철이 범한 자책골로 이룬 아쉬운 결과물이다.

이날 신 감독은 지난 중국전보다 더 공격적인 3-4-3 전술을 꺼냈다. 전방을 김민우, 진성욱, 이재성으로 채웠고 중원은 김진수, 정우영, 이창민, 고요한이 자리했다. 스리백 라인은 권경원, 장현수, 정승현이 맡은 가운데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중국전 대비 무려 6명이나 선발 멤버가 교체됐다. 당초 수비수로 소집됐던 김민우는 스리톱 좌측을 맡았다. 신 감독이 이날 ‘실험’에 초점을 뒀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전술과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앞서 예상한대로 북한이 한국 수비 진영에서부터 저돌적으로 압박했다. 북한의 밀집수비에 한국은 다급하게 공격을 전개하다가 실수만 범했다. 공격적인 전술을 운용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력이다.

답답했던 선수들은 중거리 슈팅을 연발했다. 한국은 이날 전반에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세트피스 상황도 녹록치 못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상황에서 공은 지나치게 길거나 짧았다. 당초 약속한 플레이가 있었다면 그럴 수 있지만 공이 가는 위치엔 북한 수비수의 클리어링이 있을 뿐이었다.

후반 들어 진성욱이 힘을 냈다. 사이드에서 올라온 공을 헤딩과 논스톱 슈팅 등으로 연결해 골문을 위협했다. 타겟맨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할 만하지만 헐거운 북한 수비를 상대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진 못했다.

후반 19분 북한이 자책골로 스스로 무너졌다. 좌측에서 올라온 공을 수비수가 쳐내는 과정에서 공이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1분 뒤 진성욱이 나가고 김신욱이 들어갔다.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다. 오히려 북한이 연달아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35분엔 북한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으며 동점골을 넣을 뻔했다.

체력이 떨어진 후반 막바지, 양 팀 모두 효과적인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라인을 끌어 올려 동점골 넣기에 열을 올렸다. 약간의 압박에도 양 팀 모두 실수가 나왔다. 주심이 휘슬을 불며 한국은 1대0 승리를 거뒀다.

당장 신 감독이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 한국은 월드컵 무대에서 객관적인 전력에서 최약체다. 상대팀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빠르게 침투해야 한다. 

북한이 한국보다 약체라 해서 공격적인 전술을 실험해볼 상황이 아니다. 겸손함이 필요하다. 선수 스스로 판단하고, 지도자는 미팅을 통해 짚어줘야 한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감독이 만들어가야 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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