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증권…파생상품 손실 및 주가조작

영화로 보는 증권…파생상품 손실 및 주가조작

기사승인 2017-12-22 05:00:00

최근 재테크 시장의 흐름은 부동산에서 주식 및 금융상품 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규제(8·2부동산 및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지난달 2500선을 돌파하는 등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1년 전까지 약세를 보였던 제약·바이오주도 다시 부활하고 있다. 

국내 증시 호황으로 파생상품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권의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2경47조3천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 증가했다. 

금융상품은 부동산과 달리 투자금액은 적지만 리스크는 크다. 주가 등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투자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리스크를 줄이려면 금융지식이 필요한데 단기간에 습득하기란 쉽지 않다. 금융투자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며 어려운 금융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투자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빅쇼트’(국내 2016년 개봉)는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를 소재로 다룬 영화다. 이어 영화 ‘작전’은 고(故) 박용하 씨의 유작으로 작전주(주가조작)를 소재를 했다. 


◇ 빅쇼트…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국내 파생상품까지 여파

이 영화는 2007~2008년 세계 금융 위기를 다룬 마이클 루이스의 2010년 논픽션 ‘빅 숏: 패닉 이후, 시장의 승리자들은 무엇을 보는가’를 원작으로 한다.

국내에서는 큰 흥행을 하지 못했지만 브래드 비트, 크리스챤 베일 등이 출연해 열연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금융지식이 없더라도 영화 중간 마다 경제용어를 알기쉽게 풀어주는 대사들이 등장한다. 금융투자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친절한 영화’다.

빅쇼트는 경제용어로 가격이 하락하는 쪽에 집중 투자를 하는 전략이다. 일종의 역(逆)투자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제목처럼 영화 주인공들은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쪽으로 투자를 집중적으로 한다. 주인공 4인은 서브프라임 버블 경제를 미리 예측하고 파산하는 쪽으로 투자를 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핵심적인 소재는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이다. 이 가운데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는 신용도가 낮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이 2008년 금융위기의 시작은 서브 프라임 비우량주택담보대출과 리먼 브라더스 파산에서 비롯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상에게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해 줌으로써 은행과 기업들은 엄청나게 덩치를 불린다. 반면 주택담보를 갚지 못한 개인들이 파산하게 되면서 은행도 도산 위기에 놓인다. 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자 기업도 연쇄 파산을 한다.

이 여파는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은행들이 판매한 서브프라임모기지론 관련 파생상품(CDO)이 부실화되면서 큰 손실을 입었다. CDO(부채담보부증권)은 회사채권과 대출채권을 섞어서 만든 파생상품이다. 해당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도 함께 손실을 입었다. 이 가운데 일부 은행은 금융지식이 없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 거센 논란을 빚기도 했다. 


◇ 영화 작전, 시세조종·주가조작 고발 영화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박용하 씨가 주연한 ‘작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주식시장을 소재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주가조작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작전세력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과장된 측면은 없지 않아 있지만 ‘시세 조종’ 세력들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다양한 유형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5년 간 독학으로 주식공부를 했던 개미투자자 강현수(박용하), DGS캐피탈홀딩스라는 투자회사를 차린 전직 조폭 황종구(박희순), 서울대 출신의 엘리트 증권브로커 조민형(김무열), 정재계 큰손들의 자금을 관리하는 PB(자산관리전문가) 유서연(김민정), 재미교포 출신 펀드매니저 브라이언 최(김준성), 족집게 애널리스트 김승범 실장(권형준), 대산토건 대주주이자 대표이사 박창주(조덕현) 등이 모여 주가조작을 꾀한다. 

영화는 다소 과장됐지만 주가조작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시세조종과 관련한 불공정주식거래 횟수는 57번으로 전체 32.2%를 차지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가조종 방법은 다소 고전적인 수법”이라며 “금융당국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주가 등락을 완급조절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문자메시지, SNS를 통해 허위 풍문을 유포하는 경우도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불공정거래 혐의발생(시세조종)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상장주식수가 적은 중소형주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어 주가변동률 및 거래량 변동률이 각각 200%이상, 영업손실·당기순손실 발생 기업 가운데 주가조작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국내 주식시장 역사에서 대표적인 주가조작 사건은 ‘루보사태’다. 루보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생산하는 작지만 경쟁력 있는 부품기업이었다. 2007년 초 2000원도 못미치던 주가가 4개월 만에 5만원까지 치솟았다. 

다단계기업 제이유그룹 부회장까지 합류한 작전세력이 2006년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집해 주가를 부풀렸다. 이들은 루보 주가를 크게 반등 시킨 후 차익을 내고 철수했다. 결국 5만원이 넘는 이 회사 주가가 한달 만에 30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는 현재 ‘썬코어’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교훈은 주식은 투기가 아닌 투자라는 것이다. 극 중 증권브로커 조민형(김무열)과 슈퍼개미 ‘마산창투’ 박원석(전국환)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니들은 맨날 세력들한테 당했네, 작전에 말렸네, 하면서 우는 소리들 하지? 대가리 딸려서 깡통 찼단 소린 죽어도 안 해요. 주식은 전쟁이야. 전쟁에서 사상자가 나는 건 당연한 거야. 미사일이 오고가는 전쟁터에 딱총 들고 뛰어들겠다는데 누가 말려”

“하루만에 두 세배씩 크거나 망하는 회사는 없어, 근데 주식 시장에서는 말이야. 하루에도 몇 천억이 생겼다가 없어진단 말이야. 그게 무슨 의미겠나? 아무 의미가 없는거야. 욕심들이 엉켜있을 뿐이지. 그걸 알고부터 투자를 할 땐 주가를 보기 전에 먼저 사람을 보게 되더라고. 진짜로 일을 하는 사람을 말이야”

한편 주가조작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해 금감원 등 금융당국에 신고·제보할 경우 1인 최대 20억의 포상금 지급한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