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이끈 주도주는 반도체·IT업종이었다. 올해는 ICT(정보통신기술) 및 제약·바이오 등 소프트웨어 업종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정부의 내수부양과 중소벤처기업 육성 및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관련 업종의 반등에 주목하고 있다.
◇ ICT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업종 주도주 역할 가능성↑
올해 주목해야 할 업종은 ICT와 융합한 기술주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4차산업혁명 육성 방안과 함께 맞물리면서 성장 동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를 공식 출범하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ICT를 산업‧생활 부문에 융합한 스마트코리아 구축을 강조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 등 등 초지능·초연결 기술을 확산하고 핵심기술 개발, 신산업 육성을 통해 일자리와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10기가 인터넷서비스 상용화, 2019년 5G를 조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실제 업종별 투자현황에서는 ICT관련 분야가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업종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ICT제조(4.4%), ICT서비스(21%), 전기․기계․장비(12%)의 비중이 전년 대비 각각 0.6%p, 2.1%p, 2.2%p 늘어났다.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8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ICT 제조업종의 생산이 올해 예상액 319조원(전년 대비 4% 증가)에서 3% 증가한 33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도 “내수 활성화와 혁신성장에 집중할 문재인 정부 정책효과는 2018년 이후 본격 발현되며 증시 추동력의 원천으로 기능할 여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은 담당 부처 수장의 공석으로 동력이 약화됐다. 신산업분야 네거티브 규제 도입은 가이드라인만 마련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R&D(연구개발) 비용 지원은 현재까지 이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이 임명되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을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업종의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김영준 센터장은 “올해는 IT와 바이오를 양축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및 경기소비재 관련 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면서 “4차 산업 혁명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며 기반기술인 반도체, 자율차, 전기차, IoT, 헬스케어 등이 부상, 주식시장에서도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신한금융투자 노동길 연구원도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산업이 고도화 됨에 따라 새로운 산업, 업종이 필연적으로 출현하기 마련”이라며 “이에 따른 반도체, 통신 등 근간이 되는 산업의 수요 확대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수요가 증가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 코스닥 활성화 통한 중소 혁신기업 육성…관련주 수혜 가능성
올해 초 추진되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도 중소 혁신기업 육성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된다.
코스닥시장 활성화하기 위한 혁신 방안에는 ▲연기금 등의 코스닥시장 투자를 확대 ▲코스피200과 같은 벤치마크 지수 개발 ▲코스닥본부 독립성 강화 ▲10조원 규모 혁신모험펀드 조성 ▲모험자본 공급할 새로운 플레이어 발굴 등을 주요 골자로 삼고 있다. 이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기술투자 벤처·중소기업 활성화를 추진하려는 취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의 혁신기업 육성이라는 정책 방침에 따라 정보통신, 바이오산업 등 관련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KB증권 글로벌자산배분전략부 이은택 팀장은 “지난해 12월 27일 발표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살펴보면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비중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이에따라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중소형주 투자를 위해 규정을 변경하는 등 수급상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던 업종인 제약·바이오주 상승세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김영준 센터장은 “제약·바이오주는 성장성에서 강력한 대안으로 추가적인 상승 가능할 것”이라며 “해당 업종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해 정부정책 수혜가 예상되고 대형제약업체의 기술 수출 뉴스도 지속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4차산업 등 정부 정책 수혜주도 실적에 대한 성과를 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주가가 꿈을 먹는다고 하지만 실제 그러한 꿈이 현실화 되지 못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