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경제] 같은 듯 다른 가상화폐와 주식

[알기쉬운 경제] 같은 듯 다른 가상화폐와 주식

기사승인 2018-01-24 05:00:00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열풍이 전 세계적인 투기 광풍으로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일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가상화폐 시장을 형성할 만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금액은 2017년 초 월 3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1월 국내 가상화폐 거래대금은 하루 15조원으로 국내 주식시장과 맞먹을 만큼 급증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거래소(가상화폐) 폐쇄를 검토했던 정부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법무부는 이달 11일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도 굉장히 커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가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발언’에 반발해 시작된 ‘가상화폐 규제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22만 명을 넘어섰다.

결국 정부는 거래소 폐쇄라는 카드 보다는 규제 방안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소기업 육성 방안으로 코스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입장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는 결국 투기만을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가상화폐 상용화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가상화폐 비판론자들은 일종의 ‘사기극’ ‘도박’으로 가상화폐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 가상화폐와 주식 차이점

주식과 가상화폐의 차이는 발행 주체 유무다. 가상화폐 특징은 실물 화폐와는 달리 은행 같은 발행주체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즉 실제 존재하지 않은 가상의 화폐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식은 기업의 가치를 담보한다. 1주당 가치를 해당 기업을 보고 평가를 하고 회계나 기업분석을 통해 충분히 가치산정을 할 수 있고 양도가 가능하다. 

시장에 대한 운영시간에도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주식시장의 경우 보통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가 정규시장이다. 반면 가상화폐는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시장 거래가 진행된다. 덕분에 일부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신경 쓰느라 밤잠을 설치는 사례도 종종 있을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급등, 급락시 일시적으로 주식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거는 '사이드카'라는 규제가 있다. 하루 변동폭도 30% 이내에서 제한돼 있고 금융거래도 정식으로 등록돼 있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은 하루에 100% 폭등할 수도 폭락할 수도 있다. 

개인이 발행을 할 수 있는 여부와 배당금이 유무도 차이를 드러낸다. 주식시장은 기업이 아닌 이상 개인이 절대로 유가증권을 발행할 수 없다. 일부 주식은 매년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받는다. 즉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주식시장에 거래 하면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몇천만원 돈이 있다면 누구나 새로운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거래소에 상장도 가능하다. 화폐 가치로 급반등을반복하고 어느 기업에 속해 있지 않기에 배당금이 없다.

이밖에 주식시장은 그 나라마다 정해진 증권거래소가 있고 가격이 동일하다. 반면 가상화폐 시장은 전 세계가 화폐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다.

◇ 가상화폐 문제점 없나

가상화폐에 대한 논란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최근 신년 계획을 통해 가상화폐를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또 페이스북 서비스에서 이를 사용하는 최선의 방법을 연구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는 미래 디지털 금융(핀테크) 시스템을 바꿔놓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일본은 지난해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결제수단으로서 가상화폐를 합법화했다. 이어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거래소의 등록제도 도입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이베이가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 비트코인을 실생활에서 화폐처럼 쓰는 사례도 나온다. 현재 미국 상거래 사이트 오버스톡(Overstock)과 온라인 쇼핑몰 뉴에그(Newegg) 등 일부 소매 전문 업체에서는 이미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지나 주택 등 부동산 거래에도 가상화폐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상용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가상화폐는 기존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화폐의 기능과 달라서다. 현재 사용되는 화폐는 국가 혹은 은행이 발행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가상화폐는 관리 대상은 아니다. 

결국 가상화폐는 현재 화폐와 달리 내재적 가치가 없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고 채무와 채권관계가 없다.  과거 네델란드 튤립 투기처럼 급락할 우려도 있다. 

실물이 없고, 가격도 시시각각 요동친다는 점에서 가상화폐를 실물거래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한계가 있다는 것.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의 취약한 보안도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얼마 전 가상화폐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거래소 코빗의 전산장애로 거래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가상화폐 거래는 일반 주식거래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증권거래소와 달리 통신판매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 보안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 사고에 취약하다. 보안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 구제 등 소비자 보호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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