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명이 목숨을 잃은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 화재 원인 등을 규명하고 있는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수사본부는 30일 오전 밀양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수사 상황을 발표했다.
경찰은 불이 난 세종병원과 이 병원 옆에 있는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에 대해 전날 오후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이 의료재단 이사장, 병원장, 총무과장 자택과 휴대전화 등도 압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전 병원 관계자 3명을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병원 근무일지, 세무회계자료, 전산자료, 인허가 관련 자료, 법인통장을 확보했다.
특히 이 병원이 정상 운영이 아닌 ‘사무장병원’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병원에 설치됐던 비상용 발전기가 정상 작동이 가능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불이 난 당시에는 이 발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비상용 발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경위와 이로 인해 피해가 커졌는지 그 관련성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는 화재 당시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있던 일부 환자가 연기가 아니라 정전으로 호흡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불이 났을 때 병원의 불법건축물인 요양병원 연결 통로를 통해 엘리베이터, 중앙계단 등을 거쳐 연기가 확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불법건축물이 화재 참사에 끼친 영향 ▲비상용 발전기 미작동 여부 ▲사무장병원 확인 여부 등이 이번 밀양 화재 참사 원인을 규명하는 경찰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경찰 수사본부 부본부장은 “압수물을 면밀히 분석해 병원 측 과실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며 “압수물 분석을 마친 뒤 구체적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 내 탕비실 천장에서 불이 나 현재까지 39명이 목숨을 잃었다.
밀양=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