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정의당)이 성폭력에 관대한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대한 경종의 글을 올렸다. 또한 최근 패쇄적인 검찰조직 내부의 성추행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와 여성라는 이유만으로 사회 곳곳에서 침묵과 희생을 강요당하는 이들을 위로했다.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31일 페이북에 올린 글에서 “엊그제 현역 검사인 서지현 씨의 방송 인터뷰 모습을 보면서 저도 함께 가슴을 떨었습니다. 오랜 세월 마음 깊은 곳에 꾹꾹 눌러 담았던 말들을 길어 올리는데 어찌 힘겹지 않겠습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사건에서 늘 가해자는 남고 피해자는 죄인처럼 떠나야만 했습니다”면서 “성폭력이 위계가 작동하는 곳에서 일어나는 권력형 범죄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지현 씨에게는 지난 8년의 매일매일이 눈물겨운 몸부림의 시간이었겠지요. 성폭력에 정면으로 맞서는 용기가 곧 ‘떠날 용기’를 의미하는 현실에서 패배자의 길까지 감수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며 그동안 겪은 아픔을 위로했다.
또한 심상정 의원은 2009년 술자리 접대와 성상납 강요받았다며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은 배우 장자연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009년 봄, 저는 배우 장자연씨의 죽음 속에서 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위계와 권력이 작동한 곳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면서 “그렇게 섧디 설운 죽음을 그대로 보낼 수는 없어 진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맸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가해자들이 또 이겼습니다. 망자의 고통스러운 죽음은 권력의 힘으로 또다시 희롱 당했습니다.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여성이기에 더욱 서러웠던 봄으로 기억합니다”고 했다.
심상정 의원은 “서지현 씨의 용기는 여성의 존엄과 성평등 사회를 앞당기는 소중할 날갯짓이 될 것”이라면서 “이제 우리 사회가 서지현 씨의 용기를 값지게 받아 안아야 합니다. 그리고 명심해야 합니다. 성폭력을 자행하고 은폐하며 침묵을 강요하는 권력의 카르텔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검찰청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습니다만 어느 집단이든 ‘셀프 개혁’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권력이 큰 집단일 수록 더욱 그렇습니다”면서 “공수처 설치는 물론, 더 많은 서지현, 더 큰 목소리가 필요합니다”라고 동참을 호소했다.
심상정 의원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힘냅시다”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응원의 말로 글을 맺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