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환자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동네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국민 10명 중 9명은 대학병원에서 진료 후 동네의원으로 회송하는데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1일 국민들의 의료이용문화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 경험에 대한 ‘의료이용 및 의료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4일부터 10일까지 ’한국갤럽‘을 통해 전국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총 1012명을 대상으로(전화 조사, 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 실시했다.
◇실력있는 의료진 찾아 대학병원 찾는 환자 56%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병원 이용률은 76.6%로 집계됐다. 이용자 중 61.4%는 외래진료 뿐 아니라 입원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병원 이용계기는 1.2차 병의원에서 의사의 판단에 의해 간 비율이 49.4%,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간 비율이 48.8%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대학병원을 방문한 경우, 방문 이유로 ▲1,2차 병의원에서 정밀검사가 불가해서(24.2%) ▲중증 또는 고난이도 질환이 의심돼서(19.4%) ▲1,2차 병의원을 못 믿어서(16.2%)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10.9%) 순이었다.
대학병원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유명한, 실력있는 의료진 비율이 55.8%로 가장 높았고, 최신 검사 및 의료 장비가 12.8%로 그 다음으로 높게 집계됐다.
◇대학병원→동네의원 전환 의향 80% 넘어
동네의원을 신뢰하는 비율은 84.7%로 신뢰하지 않음(12.2%) 보다 72.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병원에서 담당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된다고 할 경우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은 87.8%로 나타났다.
담당의사의 권유로 동네의원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 희망하는 동네의원 유형으로 평소 다니던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이 51.3%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대학병원 의사가 소개한 동네의원(25.8%) ▲대학병원과 협력체계가 구축된 동네의원(21.1%) 순이었다.
대학병원에서 담당의사가 동네의원 진료를 권유해도 대학병원에서 계속 진료받는다는 10.3%를 대상으로 추가 설문한 결과에서는 대학병원 진료비 전액부담시 동네 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이 63.5%로 나타났다. 전액을 부담하고 대학병원에 계속다닌다(24.0%)보다 39.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전공의 진료시 동네의원으로의 전환의향을 분석한 결과,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은 32.7%로 나타났다. 이는 전공의에게 진료를 받더라도 대학병원에 계속 다닌다(60%)보다 27.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국민의 48.8%가 본인과 가족의 판단에 의하여 내원하고 있지만, 진료를 마친 후 동네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향이 약 90%로 높다”며 “현재 진료의뢰서를 갖고 와야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입규제(Gate-keeping system)보다는 회송제도(Referral system)를 활성화하는 것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데 현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