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등학교의 대다수는 권장 체육수업시간을 채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건강사회정책연구실은 학교의 학생 건강관리 활동과 학생 개인의 건강상태를 함께 측정하는 “학교건강지수” 개발을 위해 전국 10개 시·군·구 소재의 총 30개 중고등학교의 보건 담당자 및 재학 중인 2569명의 학생(면접조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일 발표했다.
◇ 주 3시간 체육수업하는 고등학교 전체 4분의 1 불과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체육수업 시수가 권장 시간(150분, 주당 3시간)에 미치는 학교는 25.8%에 불과했다. 체육수업을 다른 수업(타교과 또는 자습)으로 대체하는 것을 규제하는 규정이 없는 학교는 58.1%로 집계돼 교과 체육수업 역시 온전히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사됐다. 특히 신체활동에 대한 교육(세미나, 워크샵, 강좌 등)을 제공하는 학교도 45.2%에 불과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신체활동을 충분히 격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의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건강관리위원회의 구성한 학교는 16.1%로, 이들 학교에서도 연간 회의 횟수는 1~2회에 그쳤다. 건강증진활동을 발전시키기 위해 타학교의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학교 역시 32.3%에 머물렀다.
학교 차원에서 보건 교육의 실시도 부족한 실정이다. 학교의 모든 교사들이 전문적인 보건교육에 최소 1년에 한번 이상 참여하도록 권장하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학교는 54.8%에 머물렀다. 또 학생 대상의 보건교육은 연간 17시간 이상을 기준으로 하는데 단 25%의 학교만이 이를 실천하고 있었다.
◇ 건강관리에 학생 참여도 절반 수준
학생 건강관리에 관해 학생들이나 학부모 대상으로 요구도 조사를 실시하는 학교는 51.6%로 집계됐다. 학생건강증진활동에 대한 학교의 중장기적인 계획을 전교생에게 알리는 학교는 48.4% 정도였으며,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더라도 학생들의 실제 참여도를 평가하는 학교도 절반 수준(54.8%)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식습관이나 영양의 측면에서 학교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부분도 다수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급식 메뉴 선정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학교(48.4%)와 불량식품 소비를 줄이기 위해 불량식품 금지 포스터를 게재하는 학교(41.9%)의 비율은 모두 절반 이하였다.
시설 관리의 측면에서 자동제세동기(AED)가 구비되지 않은 학교는 무려 63.3%에 달했다.
연구를 주도한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는 “본 연구는 학교건강지수를 개발하고, 조사를 시행함으로써 학생, 학교, 교육청 중심의 상시적 학생건강관리체계를 갖추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었다”며 “보다 효과적인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해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학교 내부의 활발한 논의에 덧붙여 우수 사례를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