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48명이 숨진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와 관련, 병원 재단 이사장 등 병원 관계자 11명이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전‧현직 밀양보건소 공무원 2명도 포함돼 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건 수사본부’는 12일 밀양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세종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55)씨, 세종병원장 석모(53)씨, 세종병원 행정이사 우모(59)씨, 병원 소방안전관리자인 총무과장 김모(38)씨 등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이사장 손씨와 총무과장 김씨는 앞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신병이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손씨와 김씨가 소방‧전기시설 등 부실관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데에 따른 그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어 손씨는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불법건축물 증‧개축하고 당직의료인 미배치, 무허가 의료인을 고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석씨는 업무상과실치사상‧의료법 위반 혐의 외에 미진찰 처방전 작성을 방조한 혐의도 추가돼 조사받고 있다.
또 대진의사 3명은 미진찰 처방전 교부 혐의(의료법 위반), 요양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 2명은 무자격 의약품 조제 혐의(약사법 위반)로 입건됐다.
특히 전‧현직 밀양보건소 공무원 2명도 의료법 위반 시설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로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은 의료기관 개설 자격이 없는 이사장이 의료법인을 인수해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 업무전반을 경영,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운영하면서 병상과 병원을 늘려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병원 측이 수익은 극대화한 반면 안전에 대한 관리는 뒷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병원은 불법 건축물을 증축하면서 노후 전기시설에 대한 관리는 소홀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또 소방시설과 소방훈련은 부실하고 적정 의료인을 배치하지 않는 등 환자 안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시설이나 인력 투자도 역시 소홀한 것으로 봤다.
이 결과 건축‧소방‧의료 등 환자 안전과 직결된 여러 분야에 대한 부실 관리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지적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사무장 병원 운영 정황을 일부 포착, 계속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오전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안 탕비실 천장에서 불이 나 현재까지 48명이 숨졌다.
밀양=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