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 치료제 ‘CAR-T(카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의 부작용을 개선한 새 약물 개발 가능성이 시사됐다.
국립암센터 면역치료연구과 한충용 박사와 국내 면역항암제 개발 벤처인 ‘유틸렉스’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CAR-T 치료제에 대한 연구성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CAR-T’는 면역세포인 T세포에 CAR 유전자를 넣어 재조합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면역세포 치료제이다. CAR-T 치료제는 기존 화학 항암제보다 좋은 임상 결과를 보이면서 지난해 8월에는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를 허가받았다. 이어 길리어드도 세계 두 번째 CAR-T 치료제 ‘예스타카’의 허가를 받았다.
이에 의료계, 환자, 제약업계 등 전반에 걸쳐 CAR-T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출시된 기존 치료제들이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면서 ‘B 세포 무형성증’이나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해 사망하는 사례가 나타나자 안정성을 확립하긴 어려웠다.
B세포 무형성증은 표면항원 ‘CD19’를 타깃으로 하는 CAR-T에 의해 공격받아 정상B세포가 대량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은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에서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이 짧은 시간 내 많은 양이 방출되면서 저혈압이나 발열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국립암센터-유틸렉스가 개발 중인 새로운 치료제는 기존에 출시된 CAR-T가 대부분 ‘CD19’ 표지자를 타깃으로 하는데 반해 조직적합항원인 ‘HLA-DR’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연구팀에 따르면 CD19는 정상세포와 암세포에서 동일한 비율로 분포하기 때문에 CD19를 타깃으로 하면 악성종양 관해에 효과적이지만 정상 B세포도 함께 공격받는다. 반면 HLA-DR은 정상 B세포가 악성 B세포로 변하면서 발현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한편 정상세포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치료제는 CAR 발현량을 자가조절을 하도록 설계돼 있어 자칫 과발현돼 정상세포를 공격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
한충용 박사는 “기존의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이 지닌 일반적인 T세포와 기능적 차이가 나는데,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개발한 CAR-T 치료제는 일반적인 T세포 고유의 성질을 적용하여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CAR-T 치료제 개발·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