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통쾌한 복수극은 없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경찰

‘라이브’ 통쾌한 복수극은 없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경찰

‘라이브’ 통쾌한 복수극은 없다… 우리가 몰랐던 진짜 경찰

기사승인 2018-03-06 16:43:32


우리가 몰랐던 경찰의 일상을 조명한 드라마가 나왔다. 노희경 작가의 tvN 새 토일드라마 ‘라이브’는 기존의 사건 중심 경찰 드라마와 거리를 둔다. 사건 대신 경찰이 되기 위해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하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에 주목했다.

‘라이브’는 전국에서 제일 바쁜 홍일 지구대에 근무하며 일상의 소소한 가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바쁘게 뛰며 사건을 해결하는 지구대 경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다. 서로 다른 이유로 경찰이 되기를 결심한 한정오(정유미)와 염상수(이광수)가 시험을 통과해 교육을 거친 후 홍일지구대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이후 2년 만에 미니시리즈로 돌아온 노희경 작가는 촛불 집회 현장에서 바라본 경찰들이 ‘라이브’의 시작이었다고 털어놨다. 노 작가는 6일 오후 2시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라이브’ 제작발표회에서 “촛불집회에서 앞에 서 있는 경찰들이 눈을 봤는데 시민들을 막지도 못하고, 같이 참여도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 사람들이 원해서 여기에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노 작가는 “가볍게 취재를 시작했다가 해볼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들이 공권력이 아니라 공권력의 희생양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작가인 것처럼 직업이 경찰인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하나씩 풀려가면서 발을 깊게 담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명의 영웅 같은 경찰이야기나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실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노 작가는 취재를 하면서 경찰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과거엔 경찰에 대해 ‘기분 나쁜 사람들’, ‘일 안 하고 권위만 내세우는 사람’들이란 편견이 있었다. 1980년대 당시 시위를 진압하고 학생들을 잡아들이는 경찰들을 보고 느낀 이미지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대 현장에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조직 전체 비리의 책임을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월급 140만원에 불과한 시보 순경들이 과중한 현장 업무에 시달리는 모습을 목격한 이후 생각이 바뀐 것이다. 그들이 아니라 고위급 행정직 경찰들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취재를 시작했고, 드라마를 반드시 써야겠다는 작가로서의 책임감도 생겼다.

1년 동안의 취재 끝에 탄생한 노희경 작가의 대본을 완성시키는 건 연출 제작진과 배우들의 몫이다. 연출은 KBS2 ‘그들이 사는 세상’,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 노 작가와 여러 번 작업한 김규태 감독이 맡았다.

김 감독은 “현장의 사실감, 생동감을 많이 살리려고 했다. 사람들의 진짜 감정, 표정, 몸짓 같은 작은 디테일을 담아내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항상 새로운 걸 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어떻게 하면 튀어보일까’ 하는 욕심이 있었다. 이번엔 꾸미지 않은 느낌과 살아 있는 공기를 시청자들이 방송에서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한다”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주인공은 노희경 작가와 세 번째 만나는 배우 이광수와 첫 만남인 정유미가 맡았다. 노 작가는 이광수에 대해 “투지가 좋다”며 “언젠가 해낼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세 번 이상 같이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찍은 걸 보면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정유미에 대해선 “처음에 거론 됐을 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만나보니까 좋았다. 같이 일해 보니까 훨씬 매력적이다”라고 칭찬한 후 “여배우들이 꺼려하는 요소가 정오 캐릭터에 포함돼 있다 보니 대부분 거절할 거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더니 ‘캐릭터에 본질적인 무언가가 있다면 기꺼이 써주는 대로 연기하겠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라이브’는 tvN ‘화유기’ 후속으로 오는 10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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