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노인성 안과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녹내장’ 발병률이 2030 젊은 세대에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20대 이상 70%는 녹내장 증상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10~20대에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인지한 사람은 0.6%에 불과해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녹내장학회는 2018 세계녹내장 주간(3월11일~17일)을 맞아 일반인들의 녹내장에 대한 인식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만20세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이나 혈액 순환 장애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시신경이 약해지는 질환이라 한 번 발병하면 개선이나 완치가 어렵고, 더 이상 진행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시야 결손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당히 악화된 경우가 많아 ‘시력도둑’이라고도 불린다.
녹내장의 대표적인 증상은 시야의 일부분이 흐리게 보이는 ‘시야(보는 범위) 결손’이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시야의 일부가 서서히 좁아지고, 초기 자각 증상도 거의 없다. 반면, 갑자기 안압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녹내장의 경우, 눈과 머리의 심한 통증, 눈의 충혈, 시력 감소, 구역, 구토와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4%가 녹내장이라는 병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며, 79.1%가 녹내장이 실명에 이르는 심각한 병이라는 것을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의 69.6%는 녹내장의 증상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으로 답했다.
또 녹내장은 완치가 어려운 병이라는 것과 발병 위험인자에 대해서도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녹내장 발병의 주요 위험인자는 높은 안압, 40세 이상 나이, 고도근시, 가족력, 고혈압, 당뇨 등 이다.
응답자의 68%는 녹내장이 완치가 어려운 병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답했고, 녹내장의 가족력과 고도근시가 녹내장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55.6%, 76.4%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녹내장학회 국문석 회장(서울아산병원)은 “녹내장은 실명에 이를 수 있고, 완치되는 병이 아니라 조기 발견을 위한 꾸준한 정기검진이 중요한데, 환자들은 특별한 이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녹내장의 조기 발견을 위한 검사의 필요성과 녹내장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응답자의 84.9%는 특별히 눈에 불편한 점이 없어서 검진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4.4%는 최근 3년 이내에 안과 검진을 받은 적이 없고, 85.6%는 녹내장 검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서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20, 30대의 녹내장 발병률이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10, 20대에서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0.6%에 불과했다. 30, 40 대는 10.3%에 그쳤고, 50, 60대에서 발병 하는 병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56.9%를 차지했다.
이에 한국녹내장학회는 녹내장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조기 발견으로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의 위험을 줄이고자 오는 12일부터 국내 30개 병·의원에서 ‘녹내장 바로 알기’ 무료 강연회를 개최한다.
한국녹내장학회 홍보이사 황영훈(김안과병원) 교수는 “녹내장은 환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은 병”이라며 “이번 강연회는 한국녹내장학회 회원인 녹내장 분야의 안과 전문의들이 녹내장에 대해 이야기 하고,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이야기 나누는 자리이다. 평소 진료실에서 자세히 하기 어려웠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녹내장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녹내장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별도의 등록절차나 비용은 필요하지 않다. ‘한국녹내장학회와 함께 하는 녹내장 바로 알기’ 강연회의 보다 자세한 장소 및 일정은 한국녹내장학회 홈페이지(http://www.koreanglaucom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