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혐의를 받았던 영화배우 조민기(52)씨가 9일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사망하기 전작성한 손편지가 공개됐다.
이날 디스패치가 공개한 손편지 내용에 따르면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저의 죄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너무나 당황스럽게 일이 번지고 제가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시간들이 지나다보니 회피하고 부정하기에 급급한 비겁한 사람이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길을 시작한 제 후배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은 배우의 길을 안내하고자 엄격한 교수가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 엄격함을 사석에서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모멸감으로 혹은 수치심을 느낀 제 후배들에게 먼저 마음깊이 사죄의 말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조 씨는 이어 “덕분에 이제라도 저의 교만과 그릇됨을 뉘우칠 수 있게 돼 죄송한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끝으로 청주대학교와 지금도 예술을 향한 진실한 마음으로 정진하고 있을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사과문을 쓰고 있는 저의 사죄를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씨는 지난 2004년부터는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학생을 가르쳐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습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에 대한 각종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한편 조민기 씨는 12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이날 오후 4시5분께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주상복합빌딩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심정지 및 호흡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건국대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조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