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의 의료전달체계 문제 개선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이런 현상들이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급종합과 종합병원에 찾는 경증환자는 줄고,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입원진료를 받은 비율을 나타내는 자체충족률은 부산, 대구 등의 지역이 서울보다 높았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건의료 자원공급현황 및 이용행태에 관한 ‘2011년~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공개했다.
보건의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외래환자 수는 2016년 기준 7억5000명으로, 평균 외래 진료비는 2011년 2만5000원에서 2016년 3만1000원으로 증가했다. 외래환자 4명 중 3명은 의원을 이용했으며, 그 외에 종합병원(9.5%)과 병원(9.4%), 상급종합병원(5.5%), 요양병원(0.6%) 순으로 이용했다.
2016년 경증외래환자 수는 2억 8000만명으로 같은 기간 연평균 1.5% 증가했고, 경증외래진료비는 5조원으로 연평균 5.0% 올랐다. 경증외래환자는 외래 약제비 본인부담률이 차등적용되는 52개 질환의 외래환자를 말한다. 전체 외래환자 중 경증환자 구성비 또한 상급종합과 종합병원에서는 감소했으며, 100병상 미만 병원과 요양병원, 의원에서는 전체 외래환자 중 경증환자 구성비가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진료비 중 외래환자 진료비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이 2011년 17.3%에서 2016년 18.0%로 올랐고, 의원은 2011년 55.5%에서 2016년 54.1%로 감소, 환자 수 대비 의원의 진료비 비율은 낮고 상급종합병원의 비율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입원환자는 병원급 의료기관이 많았다. 2016년 기준 입원환자가 진료 받은 기관은 상급병원이 19.3%로 가장 많았고 ▲의원 14%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13.0% ▲100병상 이상 병원 12.8% 순이었다.
전체 입원환자 수는 같은 해 133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인구 10만명당 환산했을 때 2만6000명으로 OECD 국가 평균(1만6000명)에 비해 많았다. 평균 입원진료비는 2011년 190만원에서 5년만에 216만원으로 증가했다. 평균 재원일수는 2011년 15.3일에서 2016년 14.5일로 감소했다. 이 또한 OECD 국가 평균 재원일수(8.1일)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길었다.
건강보험 경우 5년 사이 100병상 미만 요양병원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관에서 진료비가 증가했고,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은 33.3%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재원일수를 비교해 볼 때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 모두 1~2일 감소했는데 300병상 미만 요양병원은 증가했다.
2016년 병상이용률은 ▲상급종합병원 102.1%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8.4%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94.2% ▲의원 43% 순이었으며, 총 2011년 73.8%에서 2016년 78.3%로 연평균 1.2% 증가했다.
평균재원일수가 짧은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이 병상이용률이 높았고, 병원의 규모가 작아질수록 평균재원일수는 길면서 병상이용률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요양병원은 평균재원일수가 긴 300병상 이상 요양병원의 경우 병상이용률도 높은 편이었다.
입원환자 자체충족률은 2016년 부산, 대구가 각 89.6%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 외 80% 이상인 지역은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전북, 제주였고, 세종은 12.9%로 가장 낮았다.
서울 거주 입원환자의 6.7%는 경기도, 0.8%는 인천에서 진료를 받았고, 부산거주 입원환자의 5%는 경남도, 2.9%는 서울에서 진료를 받았다.
강원 거주 입원환자는 서울 12.9%, 경기 6.6%, 충북 1.4% 등에서 입원진료를 받았으며, 세종거주 입원환자는 대전 41.5%, 충북 17.3%, 서울 11.5%에서 입원 진료를 받았다.
다만 치료 난이도가 높은 전문진료질병군의 입원은 서울의 자체충족률(94.1%)이 가장 높았으며, 경북은 24.3%로 가장 낮아(세종 0.9% 제외) 시도별로 약 3.9배의 차이를 나타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곽순헌 과장은 “경증외래환자의 병원 이용이 줄고 의원급 의료기관 방문이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니 각 의료기관이 본연의 역할대로 가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조사가 각 지역 상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