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안전불감증 인재(人災) 재확인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안전불감증 인재(人災) 재확인

기사승인 2018-03-15 18:18:33

2000년대 들어 최악의 화재 참사로 기록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는 결국 수익에 급급한 나머지 안전은 뒷전으로 밀린 안전불감증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재확인됐다.

창원지검 밀양지청은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55), 세종병원 소방안전관리자인 총무과장 김모(38), 병원 행정이사 우모(59)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세종병원장과 의료법인, 현직 밀양보건소 공무원 2명도 재판에 넘겼다.

다만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대진의사 3, 세종요양병원 의사간호사, 발전기 운영자 등은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126일 불이 난 세종병원은 전기배선 정밀점검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노후 건물인데다 불이 나면 쉽게 번질 수 있는 구조였다.

병원 측은 병원을 증축하면서 전력량을 늘리는 공사를 진행했지만 지난해에만 3차례 누전이 발생하는 등 화재 위험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병원은 수익을 올리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상황에 맞는 필요충분적인 설비와 의료구호인력은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검찰은 입원환자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특히 이 문제점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하게 된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했다.

확인 결과 불이 난 병원에는 화재 발생 초기 진화 장비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병원 측은 불법건축물인 폐쇄형 비가림막에 대해 여러 차례 철거 명령을 받았지만 이행강제금만 납부하고 사용해왔다.

이 불법건축물은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확대시켰다.

그런데 정작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화문과 방화벽은 철거하면서 화염과 유독가스가 차단되지 않고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병원 측이 보유한 비상발전기는 엘리베이터를 가동할 수 있는 전압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데다 정전 때 자동으로 가동되는 발전기가 아니라 병원 외부에 설치돼 인위적인 조작이 필요한 수동발전기여서 긴급 상황 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화재 당시 비상발전기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착용하고 있었던 환자 2명과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6명이 질식사로 숨졌다.

밀양보건소 전현직 공무원 2명은 비상발전기의 성능이나 전력 공급 여부 등 적합성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적합 판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 화재 참사와 관련, 검찰은 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은 규모에 상관없이 소방설비를 갖추고, 자가발전시설과 관련해 애매한 법규정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병원의 수익만을 추구하고 환자의 보호안전의무를 방기한 병원 책임자들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었다사람의 생명과 신체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등 비위가 적발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26일 밀양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천장에서 불이 나 223일까지 51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42명은 화재로 숨진 화재사, 나머지 9명은 화재와 무관한 외인사이거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 중이다. 

밀양=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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