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지만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활동을 조심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반도와 일본에서 관측되는 황사의 크기는 직경 1∼10㎛(마이크로미터)정도이고 미세먼지는 직경 10㎛ 이하이며 초미세먼지는 2.5㎛ 이하의 먼지이다. 반면 코점막은 직경 10㎛ 이상의 먼지나 이물질을 걸러내고 기관지는 직경 5㎛ 정도의 이물질을 걸러낸다. 즉, 황사나 미세먼지는 상, 하기도에서 여과되지 않고 직접 호흡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렇게 호흡기로 들어온 미세먼지는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염, 폐기종, 천식을 유발한다. 초미세먼지와 황사는 철, 규소, 구리, 납, 카드뮴, 알루미늄 등의 중금속과 발암물질을 포함한 채로 폐포와 혈관으로 들어가 전신을 순환해 치매나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
김경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인과 소아는 더욱 취약하므로 꼭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마스크는 성능에 따라 KF(Korea Filter) 80, 94, 99 등으로 표시한다. KF 80이란 직경 0.6㎛의 미세먼지를 80% 이상 거르는 성능을 의미하며, KF 94는 직경 0.4㎛의 미세먼지를 94% 이상 거를 수 있다. 가능하면 얼굴을 충분히 가리고 얼굴과 압착이 되는 것이 좋으며 성능이 높은 것이 좋다. 호흡이 갑갑하면 오히려 착용을 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착용감이 좋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알 수 있다. 약간 나쁨 단계부터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고, 불가피하게 외출 시에는 안경과 모자, 소매가 긴 옷,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올 때도 비를 직접 맞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출 후에는 몸에 붙은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양치와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눈이 가려울 때는 비비지 말고 식염수나 인공눈물로 씻어내며, 코 안도 세척해주면 좋다”면서 “물을 많이 마시면 황사에 묻어 들어온 중금속의 혈중 농도를 낮추고, 소변을 통한 배출을 돕는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코 안이 건조해지고 코 안에 있는 미세한 섬모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코로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코는 호흡기 중 일차적인 방어막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를 거치지 않고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 찬 공기와 함께 세균, 바이러스, 각종 유해물질이 바로 기관이나 기관지로 넘어가게 되어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 숨을 쉬면서 건강한 코점막을 유지해야 공기 중의 먼지를 거르고 세균을 막아주며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해준다. 건조한 공기를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기능도 있어 목과 폐를 보호하기 때문에 코로 숨쉬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각종 비염이나 코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코로 숨을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사람에 따라 코 연골이 약한 사람이 있어 빨리 숨을 쉬는 경우 연골이 코 안으로 함몰돼 호흡이 어려울 수가 있는데, 이럴 때는 천천히 호흡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시중에 뿌리는 형태의 코 뚫리는 약이 판매되고 있는데 주의사항을 꼭 읽고 사용하기를 권한다. 지속적으로 이런 약을 사용하게 되면 코점막이 기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울 경우에만 5~7일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요했다.
그에 따르면 실내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도 건조해진다.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 세균, 먼지 등에 대한 호흡기 방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내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실내 미세먼지에도 신경써야 한다. 특히 음식 조리 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리할 때 환풍기를 꼭 켜고 가능하면 공기 정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부 미세먼지가 적을 때 환기를 시켜야 하는데 새벽이나 밤보다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 등 따뜻한 시간에 하루에 3번, 각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문을 열어 환기를 하기보다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물과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등 평소 면역력 강화를 위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인스턴트음식과 커피를 줄이고, 금주 혹은 절주와 금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