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계륵’ 동양에 투자했다 손실 확대

유진투자증권, ‘계륵’ 동양에 투자했다 손실 확대

기사승인 2018-04-13 07:31:00



유진투자증권이 국내 주요 증권사(자기자본 20위권) 가운데 관계기업 투자에서 가장 큰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그룹 계열사인 동양에 경영참가 방식으로 지분 투자(지분율 4.79%)를 했다가 지난해 10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냈다. 

유진그룹의 지배기업이자 동양의 최대주주 유진기업도 지난해 말 동양에 3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냈다. 

지난 2016년 유진그룹이 인수했던 동양은 레미콘 사업이 핵심이다. M&A(인수합병)의 귀재 유경선 회장이 공들여 법정관리에 벗어난 동양을 인수했다. 하지만 동양은 아직까지 실적, 주가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동양은 최근 보험업 진출을 추진하고 나눔로또 사업의 컨소시엄으로 나서는 등 애초 인수 목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이 계열사를 비롯한 타법인 출자에서 가장 큰 손실(평가손익 기준)을 냈다. 이어 유안타증권(-58억2800만원), 한화투자증권(-48억9500만원) 순이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투자유가증권의 총 평가손실은 100억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4.79% 지분을 갖고 있는 동양에 대한 손실(-114억3800만원, 평가손익 기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배기업인 유진기업도 지난해 30억1000만원의 손실을 냈다. 유진기업은 동양에 22.8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는 유진기업의 관계기업 투자 가운데 가장 큰 손실액수다. 유진기업의 지난해 계열사 투자 전체이익(평가손익 기준)은 546억500만원이다. 

앞서 유진기업은 지난 2016년 5월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동양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맺고 최대주주가 된다. 당시 유진그룹은 ㈜동양 2대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 10.03%를 972억원에 사들였다. 유진기업의 자회사 유진투자증권, 현대개발과 현대산업도 동양의 지분을 매입했다. 

유진기업이 인수한 동양은 옛 동양그룹의 지주사다. 동양은 지난 2013년 9월 30일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기업 정상화를 위해 동양매직, 동양파워, 동양시멘트 등 계열사를 차례로 매각하고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2016년 2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당시 유진그룹은 유진기업의 동양 인수로 인해 시너지 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진기업 정진학 사업총괄장(동양 대표이사)은 지난 2016년 3월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진기업은 현재 레미콘 시장에서 불안한 1등을 지키고 있지만 동양을 인수하면 전국 레미콘 시장 점유율이 10%대로 확고한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다”며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동양은 실적과 주가 모두 기대치에 한참 벗어난 상태다. 동양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8억원, 158억원으로 전년(2015년) 대비 11.68%, 35.51% 감소했다. 

주가도 하락세다. 동양의 현재 주가는 1880원(12일 종가기준)으로 2년 전 고점(2016년 4월 1일, 3535원) 대비 반토막이 난 46.81% 감소했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동양에 대한 관계기업 투자에서 30억1000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는 116억7200만원의 평가이익을 냈다. 

유진기업의 동양 인수는 레미콘 사업의 시너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동양은 지난해 12월29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금융투자업과 여신 금융업(대부업), 금융지원 서비스업(대부중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했다.

또한 유진기업은 자신들이 지분을 갖고 있는 나눔로또(지분율 51.55%) 사업자 선정에서도 자신들이 아닌 동양을 내세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직접 지배기업이 주주로 나서지 않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은 2008년 유진그룹에 대한 내사를 무마하는 대가로 검사에게 수 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그는 201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유 회장의 과거 전력이 복권수탁사업자 선정에 문제가 되자 나눔로또는 유진기업의 지분을 5% 미만으로 낮추는 방법으로 입찰에 도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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