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킹 논란이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1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경찰 브리핑과 특정 언론 보도 내용이 상이하다”며 부정확한 정보의 확대·재생산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은 불법으로 확인된 기술적 댓글 조작은 엄중히 처벌하되 네티즌들의 자발적 댓글 활동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조작은 한꺼번에 여러 댓글이나 추천을 자동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넷 카페 등에서 특정 기사의 추천을 독려한다거나 특정 기사에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청하는 행위는 네티즌들의 자발적 댓글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자발적 댓글 활동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도 지속적으로 해오던 일”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근 일부 언론 보도가 “네티즌들의 자발적 댓글 활동까지 범죄 행위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정원 댓글은 국가 기관, 공무원이 한 것만으로도 문제가 된다. 일반인들은 댓글 조작을 했다고 하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이라는 부당한 방법으로 했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어 박 수석대변인은 모언론의 단독 보도를 문제 삼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기사가 ‘김경수 의원과 김모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라고 표현했지만,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주고받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해당 언론이 ‘대선 전부터 김씨만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도 ‘대부분 일방적으로 보냈으며 (김 의원이) 대부분 확인하지 안았다’는 서울경찰청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반박했다. 이밖에도 문자 메시지의 양이 A4용지로 30장에 달한다는 해당 언론의 보도한 부분은 수사팀도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 언론사가 피의자 김모씨의 텔레그램에 김 의원과의 문자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입수해 보도한 이후 부정확한 정보를 활용해 이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실제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후보 측이 이후 비판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지난 대선 국민의당 증거조작사건의 전말이 안철수 후보에게 보고되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 조작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우리는 이 같은 수사기밀 유출한 뒤 정보를 부정확하게 확대 가공하는 행위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수석대변인은 “김경수 의원의 실명을 최초로 거론한 이 언론사의 보도 내용은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통해 유출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언론이 보도한 ‘A4지 30장 분량’ 등은 경찰만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당시 투표일 직전이었던 12월 16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잘못된 댓글 관련 수사 발표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수사 중인 사안의 부정확한 확대 재생산 행위가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강조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