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는 군대간 아들B씨로부터 80만원을 송금해 달라는 카카오톡 문자를 받았다. 아들은 군대 선임이 빌려달라고 해서 자신이 돈을 마련해야 한다며 A씨에게 돈을 보낼 줄 것을 재촉했다. 마지못해 A씨는 아들에게 80만원을 송금해 주면서 꼭 받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다음날 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후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들이 A씨에게 그런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제야 A씨는 카카오톡을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이처럼 최근 카카오톡, 페이스북, 네이버밴드, 네이트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소비자경보를 발령,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4월 21일까지 메신저피싱 관련 불겁사금융피해신고센터 상담건수는 249건으로 집계됐다. 1월 46건에서 3월 73건 4월(21일 기준) 93건으로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관련 피해구제신청은 2월 247건(5억8000만원), 3월 547건(10억3000만원) 등 총1468건(피해액 33억원)에 달한다. 

메신저피싱은 사기업이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 메신저의 ID를 도용해 지인을 사칭하며 대화창을 통해 돈을 요구하는 신종 보이스피싱을 말한다.

사기범은 주로 카카오톡 등으로 지인을 사칭해 ‘급히 거래처에 결제해야 하는데 카드 비밀번호 오류로 보내지지 않는다’면서 타인 계좌로 자금 이체를 요청했다. 또한 신분 확인을 하려고 하면 휴대폰이 고장나서 전화를 받을 수 없다며 카카오톡만 된다고 속여 전화를 피했다.

결제 문자로 보이스피싱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사기범은 00금액이 결제가 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후 피해자가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전화를 유도한 후 본인이 구매하지 않았다면 명의가 도용됐다고 속였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 금융감독원 사이트에 접속해 계좌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등을 입력하게 한 후 피해자의 금융정보를 이용해 자금을 계좌에서 빼낸 후 잠적하는 수법 등을 사용했다.

이에 금감원은 메신저를 통해 금전을 요구하거나 출처가 불문명한 문자메시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금융정보 입력 등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우선 금감원은 가족 및 지인 등이 메신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반드시 전화로 본인 및 사실여부를 확인할 것을 조언했다. 또한 주기적으로 메신저나 SNS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바이러스 검사를 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상대방이 통화할 수 없는 상황 등을 들어 본인 확인을 회피하는 경우 직접 신분을 확인할 때까지는 금전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메시지 등은 보는 즉시 바로 삭제하고 반드시 결제서비스 업체 공식 대표번호 또는 통신사에 전화해 사실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개인정보 유출, 범죄사건 연루 등과 관련해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계좌번호, 계좌비밀번호, 보안카드번호 등 금융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경찰·금감원 직원 등이라는 전화를 받은 경우 소속, 직위 및 이름을 확인한 후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전화해 반드시 사실여부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만약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하거나 이름을 말하지 않고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등 고압적인 말투로 재촉하는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