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신경제지도를 통해 남북 경협의 청사진을 제기한 바 있다. 관련 정부부처와 경제 연구소도 북방 개발에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정부의 규제 일변도 정책에 따라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북한 개발을 위한 재원 규모로 총 5000억달러(약 535조원)를 설정했다. 이 가운데 북한 내 인프라 육성에 1400억달러(약 150조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개발될 북한 내 인프라에는 철도(773억달러), 도로(374억달러), 전력(104억달러), 통신(96억달러), 공항(30억달러), 항만(15억달러) 등이 꼽힌다.
이는 지난 2007년 발표된 10.4 선언에 합의된 경협 사업에 바탕을 두고 작성된 자료다. 남북 10.4 선언에서는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개성공업지구,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 개성~신의주 철도, 개성~평양 고속도로, 안변·남포에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 SOC(사회인프라) 사업이 포함돼 있다.
또한 LH토지주택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북한 주택사업 중장기 전략 연구 보고서’를 통해 2040년까지 북한에 1200만가구가 넘는 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소요 예산은 2040년까지 향후 20년간 최대 213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에서도 국내 건설사가 북한 도로나 항만 등 SOC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플랜트 사업과 환경단지 조성 등을 포함해 35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할 능력을 갖췄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평향을 거점으로 해 점진적인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낙관할 수 없는 단계이지만 북한이 개발될 경우 국내 건설사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대북 사업은 정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건설사들도 구체적인 플랜을 세우긴 보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남북 경협이 이루어진다면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원활한 의사소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