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타자 오재원이 재평가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KBS 스포츠뉴스는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인 거부 영상’을 공개했다. 매체는 지난 시즌 우승팀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팬들의 사인 요청을 무시하는 장면을 내보내면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부족한 팬 서비스 의식을 지적했다.
보도 이전에도 이미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선수들의 사인 거부 논란은 해묵은 논쟁거리였다.
커뮤니티 곳곳에서 레전드 이승엽을 비롯해 삼성 구자욱, 롯데 이대호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 등 숱한 스타플레이어들에게 사인을 거절당한 경험담을 접할 수 있었다.
넥센 박병호와 LG 박용택 등 스타플레이어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낌없이 사인을 해주는 선수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이 더 많았던 것이 현실이었다. 팬들이 오래 전부터 불만을 표출했지만 선수들의 사인 거부는 여전했다.
KBS 보도 이후에야 팬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팬들은 포털의 기사 댓글란에서 사인을 잘 해주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의외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는 두산 오재원이다.
오재원은 승부욕이 과한 선수다. 경기장에서 과격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문에 오재원은 타 팀 팬들에게 호감형 선수라기 보단 비호감형 선수에 가깝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의 오재원은 다르다는 평가다. 팬들이 요청하기 전에 먼저 다가와 사인을 해주고, 팬들이 모이면 직접 줄을 세워 사인을 전부 해주기도 한다. 오재원의 팬서비스는 두산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면 어김없이 사인을 해준다. '오재원은 파도 파도 미담'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2일 유명 야구 커뮤니티에도 오재원에 대한 미담이 흘러나왔다. 한 두산 팬은 “친구들이랑 새벽스키 타러 스키장에 갔었다”며 “리프트를 타고 올라왔는데 오재원 선수가 있더라. 사진 찍고 싶었는데 오재원 선수도 쉬고 싶겠지 하고 가까이 가진 않았다”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같은 코스에서 계속 같이 타다보니 티가 났다보다. 오재원 선수가 먼저 다가와서 말하더라, 자꾸 쳐다만 보지 마시고 사진 찍어달라고 하시라고…(중략)…기분 좋게 사진도 찍고 악수도 했던 기억이 있다”며 훈훈한 일화를 털어놨다.
한편 프로야구 선수협회는 1일 선수들의 사인 거부 행위에 대해 반성한다며 향후 팬들에게 사인을 해줘야 한다는 의무 조항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