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또 다시 코디 벨린저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3대5로 패했다. 다저스는 3연패에 빠졌다.
패배에 앞서 경기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문제의 장면은 9회말에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4번 타자 벨린저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데 3볼 노스트라이크로 타자에 극단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돌연 벨린저가 번트를 시도해 투수 앞 땅볼에 그쳤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벨린저의 번트에 대해 “나도 놀랐다. 번트를 댄 이유는 본인에게 물어보는 게 낫겠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에 벨린저는 “빠른 공이 들어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번트를 댈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잘 안됐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당시의 상황은 납득하기 힘들다. 클러치 능력을 보유한 4번 타자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친 건 비판 받아 마땅하다. 지난 시즌부터 4번 타자로 활약한 벨린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때문에 로버츠 감독과 벨린저 사이에 감정의 골이 생긴 것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로버츠 감독과 벨린저는 이전에도 한 차례 설전을 벌이며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다.
지난달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로버츠 감독은 6회말 수비를 앞두고 벨린저를 교체했다. 특별한 부상이 없었음에도 그를 제외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허슬이 느껴지지 않았다. 421피트짜리 타구를 때리고 2루까지 천천히 들어갔다”며 그의 무성의한 주루 플레이를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이에 벨린저는 “커브를 퍼올리면서 타격 자세가 무너져 전력 질주를 하기 어려웠다. 4점차로 뒤진 상황이라 무리하게 3루까지 가다 아웃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나는 언제나 전력질주를 한다. 허슬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명하며 억울하단 입장을 보였다. 논란은 거기서 일단락 됐지만 로버츠 감독의 공개 질타가 성급했단 지적이 잇따랐다.
교체 지시부터 '번트 사건'까지, 유독 둘 사이 잡음이 잦다 보니 서로의 신뢰 관계가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13일 벨린저의 ‘번트 사건’은 태업성 플레이로 봐야 한단 주장도 있다.
한편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아쉽게 놓친 다저스는 올해는 16승2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있다.
성적이 저조하자 로버츠 감독의 선수기용과 작전, 선수 장악력 등에도 물음표가 따라 붙고 있다. 현지 언론도 일제히 나서 로버츠 감독을 흔들고 있다. 경기 내,외적인 압박을 딛고 로버츠 감독이 활로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