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이 탈삼진왕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KBO리그 마운드는 ‘외인 천하’다. 15일까지 평균자책점 상위 10위권 중 7명이 외국인 투수들이다. 최다이닝 부문에서도 상위 10명 중 8명이 외국인 투수다.
이 때문에 KIA 토종 선발투수 양현종의 활약이 빛난다. 양현종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고 평균자책점은 2.81로 전체 4위다. 특히 소화한 이닝은 64이닝으로 리그 최다다. 완투를 벌써 2번이나 기록할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양현종은 탈삼진 부문에서도 2위를 달리는 중이다. 61탈삼진으로 두산 린드블럼과 공동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한화 이글스의 샘슨으로 69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 부문 호성적은 양현종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양현종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승으로 다승왕에 올랐고 정규시리즈 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 석권했다. 앙현종은 시상식에서 “영구 결번과 탈삼진왕이 목표”라며 새로운 지향점을 세웠다. 그는 “탈삼진왕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탈삼진왕은 은퇴 전에 꼭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타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투수가 되고 싶다는 양현종의 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탈삼진은 투수의 강력한 구위를 증명하는 요소다. 양현종은 그간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 최다 이닝 2위 등 숱한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지만 유독 탈삼진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의 선언대로 올 시즌 양현종의 탈삼진 페이스는 좋다. 15일 넥센전에서도 8이닝 동안 1실점하며 9개의 탈삼진을 얻어냈다. 타석 당 탈삼진 비율이 2할3푼6리에 달한다.
하지만 경쟁자가 강적이다. 선두에 올라있는 키버스 샘슨은 타석 당 탈삼진 비율이 3할1푼4리다. 타자 3명 당 1명꼴로 삼진을 유도한단 의미다. 지금 페이스라면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도 가능하다. 산술적으로는 255탈삼진으로 시즌을 끝낼 수 있다. 빠른 속구와 각이 예리한 너클 커브 등이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내고 있다.
샘슨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은 50.2이닝으로 리그 10위다. 양현종보다 10이닝 덜 소화했지만 탈삼진이 9개나 많다.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넘기 힘든 상대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양현종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이다.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투구에 집중하겠다고 덤덤히 말했다.
양현종의 ‘탈삼진왕 도전기’는 남은 시즌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