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배지환이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 구단은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배지환이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훈련장을 떠나 한국에 다녀오는 걸 허락했다. 배지환은 한국 대구로 잠시 돌아가 경찰 조사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배지환과 교제했다고 주장한 여성 김 씨는 최근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대구 도심인 동성로에서 피고소인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며 하체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어깨 등을 때렸다”고 밝혔다.
고소인 김 씨는 1차 조사를 이미 받았고 피고소인 배지환은 미국에 있어 경찰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가족 등을 통해 배지환의 귀국을 요청했고 이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지환은 경북고 출신으로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타율 4할7푼4리 1홈런 17타점 31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178을 기록하며 호타준족의 고교 정상급 유격수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 불참하며 미국 도전을 결정했고 지난해 9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3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애틀랜타와 배지환 사이의 이면계약을 문제 삼으며 승인하지 않았다.
계약이 무효화 돼 국제미아 상태가 된 배지환은 KBO리그 행을 추진했지만 ‘한국프로야구선수로 등록 없이 해외 구단과 계약하면 2년간 국내에서 뛰지 못한다’는 조항에 발이 묶였고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KBO 상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법적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손을 내민 것은 피츠버그였다. 피츠버그는 125만 달러의 계약금에 배지환과 계약했다. 이로써 피츠버그는 박찬호, 강정호에 이어 3번째 한국인 선수를 영입하게 됐다.
하지만 배지환이 폭행 혐의에 휩싸이면서 피츠버그의 육성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앞서 피츠버그는 강정호가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을 받는 바람에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강정호는 취업비자 발급을 받지 못해 1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물심양면의 노력 끝에 강정호의 미국 입국을 성사시켰지만 이번의 ‘배지환 이슈’로 또 하나의 고심거리를 안게 됐다.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은 “배지환이 구단에 ‘전 여자친구가 폭행 혐의로 나를 고소했다’고 알렸고, 우리도 즉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보고했다. 배지환도 한국에서 직접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며 “규정상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까지는 배지환은 정상적으로 야구 선수로 뛸 수 있다. 우리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