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비디오 판독 오독률 0%에 도전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판정으로 팬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문제의 장면은 0대0으로 맞선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NC 박석민의 타석에서 나왔다.
박석민은 한화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왼쪽 폴대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심판진이 홈런을 선언했지만 한화 내야수들이 즉각 반발했다. 한화 벤치도 판독을 요청했다.
지루한 비디오 판독은 3분 가까이 진행됐다. 결론은 원심 인정이었다. 하지만 중계방송사 화면에서는 공이 좌측 폴대 왼쪽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확인됐다. 홈런이었다면 폴대를 지나갈 때 공이 사라지지 않아야 하지만, 화면에선 볼이 명확하게 모습을 감췄다.
이로 인해 NC는 한화에 1대0으로 앞섰다. 한화가 이후 경기를 뒤집고 승리했지만, 자칫 잘못된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억울하게 패배를 떠안을 수도 있었다.
지난달에도 비디오 판독 논란이 있었다. 4월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5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전준우의 타구가 유격수 박기혁 쪽으로 굴렀다. 박기혁은 이를 2루수 김지열에 토스했고, 1루에서 2루로 뛰던 주자가 포스아웃됐다.
김지열은 이후 1루로 공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세이프였다. 김진욱 감독이 이에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3분이 지난 뒤 심판진은 원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광판에 방송사 중계화면에선 전주우의 발이 공이 도착하기 전 1루에 닿지 않았다. 결국 롯데는 5회에만 8점을 내며 kt를 무너뜨렸다. 야속한 심판 판정에 kt는 패배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다.
이는 KBO가 자체적인 판독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문제다. 1루에 2대, 2루에 1대의 고정 카메라를 설치한 상태지만 상대적으로 3루와 홈 쪽의 비디오 판독 상황에 취약하다. 초고속 카메라가 없는 처지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방송사와의 알력 싸움으로 수준 높은 경기 영상을 공급받지 못하는 것도 판독센터의 약점 중 하나다.
KBO의 허울뿐인 판독 센터가 리그의 경기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